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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 제국의 귀환' 으로 끝난 월드시리즈 결산
입력일자: 2009-11-06 (금)  
2009 월드시리즈가 4일 ‘양키스 제국의 귀환’으로 막을 내렸다. 작년겨울 자유계약시장에 나가 CC 사바티아, A.J. 버넷, 마크 터셰이라 등 프리에이전트 3명을 잡는 데만 4억 달러를 넘게 쓴 보람이 있었다.

뉴욕 양키스는 뉴 양키스테디엄의 문을 연 첫 해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2연패 꿈을 짓밟고 9년 만에 정상에 복귀, 통산 27번째 월드시리즈 타이틀을 따냈다. 미국의 모든 프로스포츠를 합쳐 이처럼 자주 정상에 오르는 ‘제국’이 없다.

올해 양키스 선수들의 연봉은 무려 2억800만달러. 내야수 4명에게만 준 연봉(8,122만5,000달러)이 다른 메이저리그 16개 구단의 전체 연봉보다 많다.
하지만 돈이 그 가능성을 높여줄 뿐 항상 우승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9년이 걸린 것이다.

마리아노 리베라, 데릭 지터, 앤디 페팃, 호르헤 포사다 등은 이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젊었을 때 5년간 4번이나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라 엄지손가락에 낄 우승반지 하나를 더 따내는 데 9년이나 걸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 5번째 우승반지 없이 은퇴하게 되는 시나리오가 머릿속을 스쳐갈 때도 있었다.

마침내 우승의 꿈이 이뤄질 때는 뜻밖의 히어로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올해는 그 주인공이 ‘고질라’(Godzilla) 히데키 마쓰이였다. 마쓰이는 이번에 마지막으로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을지언정 4일 6차전에서 월드시리즈 타이기록 6타점을 쏟아내며 ‘영원한 양키’로 역사에 남게 됐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1,300만달러 연봉 계약이 만기된 마쓰이는 꿈의 무대에서 타율 0.615의 신들린 타격을 과시하며 월드시리즈 MVP의 영예까지 안았다. 각각 2억7,500만달러와 1억8,000만달러 몸값의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마크 터셰이라가 꿈꾸던 장면을 마쓰이가 연출한 것.

“꺾을 수 없으면 한 편이 되어라”(If you can't beat them, join them). 올해에만 1,650만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양키스에 입단한 2선발 버넷은 “양키스가 우승하기 위해 좋은 선수들을 사들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좋은 선수들이 우승하기 위해 양키스에 오는 것도 사실”이라며 “나도 바로 그 이유로 양키스를 선택한 것이다. 물론 양키스에서 많이 받지만 돈은 다른 팀에서도 충분히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양키스가 꾸준히 가장 높은 우승 가능성을 제공하는 팀이라는 점을 누구나 다 안다”고 말했다.

사실 버넷도, 사바티아도,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그 많은 돈을 받지만 월드시리즈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후에야 챔피언의 꿈을 이룬 것이다.

6차전에서 3-7로 패해 시리즈 전적 2승4패로 무릎을 꿇은 필리스는 브래드 릿지가 작년 ‘퍼펙트 클로저’의 모습을 완전히 상실하는 등 불펜이 합계 11⅔이닝 동안 7점이나 내주고, 4번타자 라이언 하워드가 삼진 신기록(13개)이나 세우는 바람에 2연패에 실패했다. 이번에 임무를 다한 필리스 구원투수는 박찬호(3⅓이닝 무실점)밖에 없었다.

필리스는 찰리 매뉴얼 감독이 2, 6차전서 모두 페드로 마티네스를 너무 믿고 오래 마운드에 내버려뒀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이규태 기자>


양키스 클로저 마리아노 리베라(오른쪽)와 데릭 지터가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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