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PGA 롯데챔피언십 우승… 시즌 2승째
▶ 주춤했던 한국 선수 독주 이어가려나
한국의 김세영이 18일 하와이 카포레이에서 끝난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그린위에서 보도 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의 김세영(22)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신예 돌풍을 몰아가고 있다. 김세영은 연장 이글샷으로 하와이서 열린 롯데챔피언십(총상금 180만 달러)에서 시즌 2승째를 신고했다. 올 시즌 가장 먼저 2승고지를 밟은 김세영은 시즌 상금 69만9,735 달러로 상금 부문 선두로 올라섰다.
김세영은 이날 우승으로 상금 외에 올해의 선수 부문(85점)에서도 선두에 올랐고 원래 1위였던 신인상 부문(626점)에서도 2위와의 격차를 벌렸다. 상금 2위는 64만8,730 달러의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올해의 선수부문 2위는 72점의 뉴질랜드 10대 골퍼 리디아 고다.
신인상 부문 2위는 461점의 김효주(20·롯데)다.
김세영은 18일 하와이 오아후섬 코올리나 골프클럽(파72·6383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후, 연장 끝에 박인비(27)를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연장은 환상적인 이글로 끝났다.
김세영은 지난 2월 퓨어 실크 바하마스 클래식에서 우승한데 이어 시즌 2승째를 거뒀다. 두 차례 우승 모두 연장 끝에 차지해 연장 불패의 간큰 선수로 기록되게 됐다. 김세영은 마지막 라운드 18번 홀에서 티샷이 워터해저드에 빠져 위기를 맞았지만 정확한 칩샷이 홀로 빨려 들어가면서 파를 기록, 극적으로 박인비와 동타를 만들었다.
여세를 몬 김세영은 같은 18번홀에서 시작된 연장 첫번째 홀에서 세컨샷을 홀컵에 넣으면서 이글로 박인비를 무릎 꿇렸다.
김세영은“ 제 생애 두 번째로 기억에 남을 샷입니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거리는 154야드였다. 김세영과 박인비 모두 샷이 들어가는 것을보지 못했지만 갤러리들의 탄성이 승부가 결정됐음을 알렸다.
시즌 2승 고지를 밟은 김세영은 기자회견에서 "(박)인비 언니가 경기가 끝나고 축하해주며 어떻게 그런 샷을 성공시켰냐고 물었다"며 웃음지었다.
극적인 승리를 가져온 샷에 대해 김세영은 "제 생애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샷이다"고 밝혔다.
김세영이 밝힌 생애 최고의 샷은 2013년 9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한화금융 클래식에서 기록한 홀인원이었다.
단독선두 유소연에게 5타 뒤진 채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김세영은 17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며 유소연을 1타차로 압박했고 결국 연장까지 경기를 끌고 나가 역전승을 거뒀다. 김세영의 연장 이글은 이미 예고된 샷이었다.
김세영은 16번 홀(파3)까지 박인비, 김인경(27·한화)과 함께 11언더파 공동 선두를 달렸다.
17번 홀(파4)에서 한 타를 잃은 김인경이 먼저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고 마지막 18번 홀 김세영의 티샷이 물속으로 향하면서 우승컵은 박인비에게 돌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김세영은 세 번째 샷을 그린 근처로 보내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고 박인비의 먼 거리 버디 퍼트는 홀 바로 앞에 멈춰 서 사실상 파를 확보한 상황으로 이어졌다.
김세영이 그린 밖에서 시도하는 칩샷이 들어가지 않으면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것이었지만 김세영의 칩샷이 거짓말처럼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승부가 연장으로 이어졌다. 이래저래 18번홀은 김세영 만의 우승을 허락한 행운의 홀이 됐다.
김세영은 "공이 워터해저드로 굴러가는 것을 보며 운명의 장난에 좌절했다. 하지만 선물이 뒤따랐다. 아직도 그 샷을 믿을 수 없다"고 감탄했다.
김세영은 이달 초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250만 달러)에서 3라운드까지 2위에 3타 앞선 단독 선두를 유지하다가 최종라운드에서 3타를 잃어 메이저대회 첫 우승 기회를 날린 것이다. 그때의 심경에 대해 "대회가 끝난 후 첫 메이저대회 우승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에 잠을 이루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가능성과 잠재력을 본 경기였다. 그런 경험이 있기에 다음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올라갈 것이다"며 "그날 배운 것들을 오늘 경기에서도 잘 써먹었다"고 밝혔다.
시즌 개막 후 6개 대회를 독식하던 한국 또는 한국계 선수들은 최근 2개 대회에서 크리스티 커, 브리트니 린시컴(이상 미국)에게 우승을 내줬다가 다시 우승 행진을 재개했다.
이번 대회 1위부터 공동 4위까지 상위 5명이 모두 한국 선수들이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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