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층 외면·경쟁사 급부상, 매출 5년 만에 하락
▶ 개인 맞춤형 버거 내놔… 비항생제 닭 쓴다 선포
맥도널드 매장에서 고객들이 ‘당신만의 햄버거를 만들어보세요’라는 주문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빵 종류, 소고기 패티 수량, 베이컨 추가 여부, 치즈나 야채·소스 선택 등 여러 단계로 나뉜 순서에 따라 고객이 맞춤형 햄버거를 주문하는 서비스다. <맥도널드 제공>
■ 창립 60주년 맞은 맥도널드의 대변신
세계 최대의 패드트푸드체인인 맥도널드가 창립 60주년을 맞아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3만6,000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세계 1위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널드가 매출 감소 등 실적 부진과 함께 고객 이탈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 맥도널드의 글로벌 총매출액은 2013년보다 2.4% 감소한274억달러다. 2002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2009년)를 제외하고 처음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 지난해 매출 전년 대비 감소
또 실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1월 돈 톰슨 최고경영자(CEO)가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한 채 2년여 만에 중도 퇴진했고, 그 자리를 스티브 이스터브룩 최고 브랜드책임자(CBO)가 물려받았다. 그러나 CEO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는데도 올해 1분기 매출이 전 분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맥도널드는 지난 22일 개장한지 13개월 이상된 전 세계 매장의 1∼3월 매출이 2.3% 떨어졌다고 밝혔다.
미국에서의 매출은 2.6%,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는 8.3% 떨어지며 더 큰 감소 폭을 보였다. 1분기 순익은 8억1,150만달러로 한 해 전의 12억달러에서 32.6% 줄어들었다. 주당수익은 84센트로 한 해 전의 1.21달러는 물론, 전문가 예상치인 1.06달러에도 못 미쳤다.
맥도널드는 특히 미국에서의 3월 매출이 3.9% 감소한 데 이어 4월에도 호전 기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실적이 저조한 미국 220개 매장을 추가로 폐쇄할 방침이다.
■ 젊은층 고객 유지에 실패, 경쟁업체 급부상
맥도널드의 부진은 2년여 전부터심화됐다. 매출 감소에 더해 핵심 고객인 20∼30대가 다른 스타일의 패스트푸드점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10년 이래 최악의 경영난’이라는 위기감이 퍼졌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맥도널드 제품에서 비닐, 플래스틱 조각 등 이물질이 나오고, 중국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난 닭고기와 쇠고기가 공급되는 등 안전성 논란까지 겹치는 등 여러 악재들도 발생했다.
특히 미국에선 미래 소비 주체인 ‘밀레니엄 세대’(1980 ~2000년 출생)들이 갈수록 맥도널드를 외면하고 있다. 이들 세대는 맥도널드를 대표적인 ‘정크푸드’로 간주하고 패스트푸드와 일반 레스토랑의 장점을 절충한 음식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버거킹·스타벅스 등 기존 경쟁사들은 물론 치폴레(Chipotle)·파이브가이스(Five Guys)·쉐이크쉑(Shakeshack)등 새로운 도전자들이 맥도널드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1986년 출범한 햄버거 체인 파이브가이스는 맞춤형 주문을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워 “우리 매장에서는 2만5,000가지 햄버거 조합이 가능하다"고 선전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 맞춤형 햄버거로 변신 시도
맥도널드는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새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시험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일리노이주 맥도널드 매장에서는 고객들이 카운터 앞에 줄을 서지 않고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주문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맥도널드가 지난해 12월 도입한 ‘당신만의 햄버거를 만들어보세요’(Create Your Taste)라는 주문 시스템 덕분이다. 빵 종류, 소고기 패티 수량, 베이컨 추가 여부, 치즈나 야채·소스선택 등 6단계 순서에 따라 주문과 결제를 하면 직원이 주문대로 만든 햄버거를 자리까지 갖다 준다.
고객들의 개별 입맛에 특화한 ‘맞춤형 햄버거’로 맥도널드가 창립 후 60년간 유지해온 ‘표준화된 신속·대량생산’ 방식에서 벗어난 대실험이다.
맥도널드는 현재 미국 내 20여매장에서 시범 운영중인 이 방식을 올 연말까지 2,000여개 매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맥도널드는 또 오는 5월에는 ‘프리미엄 등심 버거’를 새로 출시하고 앞으로 항생제를 쓰지 않은 닭고기만을 식재료로 쓰겠다고 약속하는 등 변신을 꾀하고 있다.
한편 맥도널드는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새로운 타개책을 오는 5월4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스터브룩 CEO는 “맥도널드 경영진은 고객들의 요구와 기대, 그리고 경쟁적인 시장 상황에 더욱 빠르게 대응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혁신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맥도널드의 변신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과 더불어 그의 ‘반격 카드’가 제한적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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