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 발급 쉬워진 만큼, 신용 불량자 전락도 쉬워져
▶ 잘 사용하면 약이지만, 아차하면 신용 불량자 신세
⊙ 소비자 정보 - 크레딧이 왜 중요한가
신용 없이 살기 힘든 사회다. 신용도가 높으면 ‘돈’을 많이 빌릴 수 있지만 신용도가 낮으면 생활에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신용 사회의 중심에 크레딧 카드가 있다. 크레딧 카드 하나로 의식주 모두가 해결되는 시대다. 크레딧 카드를 올바로 사용하면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는 도우미를 둔 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크레딧 카드를 잘못 사용할 경우 재정 파탄의 원인이 되는 독버섯을 키우는 꼴이다. 경기 회복과 함께 크레딧 카드 발급을 권하는 사회가 됐다. 카드를 쉽게 받았다고 남용했다가 신용 불량자란 오명을 뒤집어쓰기 쉽다. US뉴스앤월드 리포트에 실린 크레딧 카드를 잘못 사용하는 사례와 올바른 사용법을 익혀본다.
[대표적인 오용 사례 10가지와 올바른 사용법]
◇ 계약서 약관 나 몰라라
크레딧 카드 오용 문제는 크레딧카드 발급 전부터 시작된다. 흔히 우편이나 이메일 통해 크레딧 카드 발급과 관련, 솔깃한 광고를 접한다. 광고 내용만 보면 그다지 복잡하지도 않고 유리한 조건들만 가득하다. 정작 크레딧 카드 발급을 신청하면 깨알같이 적힌 계약서 여러 장이 도착하는데 일일이 읽기도 거북하고 내용도 복잡해 대부분 무시한다. 그러나 계약서에 적힌 약관들이 나중에 크레딧 카드 사용자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서명 전 반드시 자세히 검토하고 이해해야 한다.
경기 회복으로 소비자 신용도가 개선되면서 카드 발급사들이 고객 유치에 혈안이다. 각종 수수료 면제, 0% 이자율 등 믿기 힘들 정도로 유리한 조건을 내세워 크레딧 카드 고객을 유혹중이다. 그런데 카드 발급사들이 전면에 내세운 조건들은 대부분 카드 발급 뒤 일정 기간에만 적용되는 한시적인 조건이고 이같은 내용들이 계약서 약관에 명시되어 있다. 크레딧 카드사의 광고 내용만 보고 크레딧 카드를 신청하는 것보다 계약서 약관을 꼼꼼히 검토한 뒤 서명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
◇ 발급 뒤 장롱에 보관
크레딧 카드를 발급받아 놓고 장롱 속에만 처박아 두는 것도 잘못된 크레딧 카드 사용법이다. 크레딧 카드회사 입장에서는 고객이 크레딧 카드를 자주 사용해줘야 수익이 발생한다. 고객이 크레딧 카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비용만 발생한다.
일정기간 사용되지 않는 크레딧 카드 계좌는 발급 회사에 의해 사용 정지되거나 아예 취소되기 쉽다. 크레딧카드가 정지 또는 취소되면 크레딧리포트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 크레딧 점수를 깎아먹는 원인이 된다.
만약 크레딧 카드 사용을 선호하지 않지만 크레딧 점수 개선 목적으로 계좌를 유지하고 싶다면 일정 항목을 정해 소액씩 사용하면 된다. 차량 주유, 장보기 등의 항목에만 크레딧 카드를 사용한 뒤 사용액을 은행자동 이체로 납부하면 연체, 사용 정지, 또는 계좌 취소 등의 걱정 없이 크레딧 카드를 유지할 수 있다.
◇ 기한 ‘후’ 납부
누구나 알고 있듯 크레디트 카드를 사용하고 사용액을 제때 납부하지 않는 것은 가장 잘못된 사용법이다. 크레딧 카드 빚을 갚지 않으면 크레딧점수가 떨어지는 것 외에도 여러 피해가 뒤따르기 때문에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다. 정해진 기한 내에 납부가 안되면 벌금액이 불어나고 결국 크레딧 카드 이자율이 높아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된다.
만약 납부일을 자주 잊어버리는 사용자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기억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누구나 한대쯤 소지한 스마트폰 달력이나 일정 관리기의 알리미 기능을 사용하면 기한 내 납부에 도움이 된다.
건망증이 아니라 재정이 문제라면 크레딧 카드 사용액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그래도 기한 내 납부에 어려움을 겪는 사용자는 크레딧 카드 회사측에 유예 기간 연장, 최소 납부액 인하 등을 요청해 크레딧 손상만은 막아야 한다.
◇ 최소액만 납부
카드 사용액 납부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을 위해 최소액만 납부하도록 허용하는 납부 시스템이 있다. 재정난에 빠진 고객을 위한 카드 회사 측의 선심인 것 같지만 결국 덫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 최소액 납부 시스템을 너무 자주 사용하다보면 카드빚이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쉽다.
신용정보 제공 업체인 크레딧카마에 따르면 1,000달러 잔고에 14.95%의 이자율이 적용될 경우 매달 납부해야 하는 최소액은 약 25달러. 그러나 추가 사용 없이 매달 25달러씩 납부할 경우 완납에 무려 56개월이 걸리고 이자액만 393달러에 달하는 등 재정적인 손해가 뚜렷하다. 최소액만 납부할 경우에 발생하는 각종 불이익 역시 크레딧 카드 계약서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사전에 숙지해 주의한다.
◇ 한도액 ‘꽉’ 채워 사용
크레딧 카드 사용 한도액을 꽉 채워 사용하는 것도 조심해야 할 사용법 중 하나다. 가장 큰 피해는 크레딧 점수 하락으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한도액 대비 크레딧 카드 사용액이 높은 사용자일수록 연체 확률이 높아져 크레딧 점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선 크레딧 카드 한도액을 정확히 이해하고 매달 사용액을 적정 수준에서 유지하는 사용 습관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한도액의 30%를 넘지 않도록 크레딧 카드 사용을 조정하면 크레딧 카드 점수에 미치는 영향이 낮아진다.
◇ 현금 서비스 ‘단골’
현금이 바닥난 카드 소지자들은 크레딧 카드를 통한 현금 서비스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일시적인 현금고갈로 곧 갚을 수 있는 능력이 보장되면 크레딧 카스 현금 서비스를 사용해도 큰 문제는 없다. 그렇지 않은 경우 높은 이자율에 선불 수수료까지 납부해야 하고 유예기간이 적용되지 않는 등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크레딧 카드 현금 서비스가 고리 대출인 ‘페이데이 론’(월급 담보 소액 대출), 차량 소유권 담보 대출, 전당포 대출보다 위험만 조금 낮을 뿐 큰 차이가 없는 대출 형태로 지적한다. 대신 소형 은행이나 크레딧 유니온을 통한 단기 소액 대출, 고용 업체로부터 가불 등이 비교적 안전한 형태의 대출을 고려할 것이 권유된다.
◇ 별 이유 없이 카드 해지
일단 발급된 크레딧 카드를 해지하는 것은 이유를 불문하고 크레딧 점수에 좋지 않다.
사용 기록이 없어 회사 측으로부터 당한 해지나 사용자가 스스로 해지한 것 모두 크레딧 점수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특히 오랜 기간 사용한 크레딧 카드를 해지하면 사용자의 크레딧 계좌 평균 개설 기간이 낮아져 모기지 대출 신청 때 불이익을 받을수도 있다.
◇ 보상 프로그램이 카드 사용 목적
크레딧 카드 사용액에 따라 혜택을 주는 보상 프로그램이 카드 사용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가장 흔한 보상프로그램으로 캐시 백, 항공사 마일리지 등이 제공되는 데 보상을 받으려고 카드를 사용하다보면 불필요한 지출이 늘기 쉽다. 보상을 받기 위한 충동구매를 자제하려면 물품 구매 때마다 구매 목적을 상기해야 한다. 만약 구매 목적이 뚜렷하지 않으면 카드 긁는 행위를 일단 멈춰야 잘못된 사용에 따른 피해를 막을 수 있다.
◇ 고지서 곧장 쓰레기통행
매달 우편함을 꽉 채우는 각종 고지서를 보면 짜증부터 난다. 그래도 크레딧 카드 고지서만큼은 무시하면 안 된다. 반드시 봉투를 열어 고지서 내역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크레딧 카드 고지서에는 카드 사용내역은 물론 여러 중요한 정보가 함께 전달된다. 이자율 또는 수수료 변동 사실을 제때 파악하지 못하면 불이익을 입기 쉽다. 사용하지 않은 금액이나 환불 금액 입금 내역 등도 고지서를 통해 반드시 파악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 잔고 남겨줘야 점수 개선된다?
크레딧 점수 개선을 위한 목적으로 잔고를 남겨 두는 것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크레딧 카드 사용 전액을 갚는 대신 일부 금액을 남겨도 크레딧 점수 변동과는 무관하다. 오히려 이자만 늘리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사용액은 매달 전액 다 갚는 것이 좋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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