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신의 새로운 대세로 떠오른 영국의 미녀 싱어송라이터 찰리XCX(23·샬럿 에마 에이치슨)은 “15세에 처음 공연한 장소가 런던의 불법 창고였다"고 말했다.
공연 관계자가 홍보 전단에 올릴 이름을 알려달라고 해서 즉석에서 메신저 아이디인 ‘찰리 XCX’를 불러줬고, 활동 이름이 됐다. “그냥 키스(X), 찰리(Charli), 키스(X)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찰리 XCX는 당차서 매력적이다. 억지로 무엇을 한다거나,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최근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도 “사람들이 날 ‘비치(Bitch)(여성을 비하하는 욕설)라고 불러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짜 내가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다. 자신들의 소유라고 생각했던 일들을 건드리고 비즈니스 우먼으로 사는 것을 탓하는 거다. 나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한다. 사람들이 ‘비치’라 불러도 상관없는 이유다."
최근작인 정규 2집 ‘서커(SUCKER)’(음반유통사 워너뮤직)는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앨범"이다. “앨범 작업할 당시 불만이 많았고 매우 예민해 졌었다. 그 심정을 음악에 담으려고 했다. 필터링이 되지 않은 대담한 레코드를 만들어서 화난 심정을 표출했다. 데뷔 앨범을 만들기까지 5년이 걸렸는데, 사람들은 ‘아이 러브 잇(I Love It)’만 기억한다."
‘아이 러브 잇’은 지난해 스웨덴 출신의 일렉트로닉 팝 듀오 ‘아이코나 팝(ICONA POP)’의 글로벌 히트곡 찰리 XCX는 이 곡의 공동작곡자와 피처링 가수로 국내외에 이름을 알렸다.
“그런 곡을 계속 써내길 바랐다. 팝 음악 신에 싫증이 나고, 미치는 줄 알았다. 그런 감정들을 담아, 좀 더 공격적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갔다." 첫 트랙부터 강력한 노랫말이 나오던데, 부담이 없었던 이유다.
자신의 나이답게 발랄함과 당당함도 채웠다. “강한 여성상에 대한 콘셉트와 연애, 파티 등에 대한 곡들도 쓰려고 했다. 모든 것들은 내 삶에서 반영됐다."
음악적으로는 90년대를 표방하는 레트로 사운드의 자장이 느껴진다. 이 장르를 바탕으로 전작보다 음악적 스펙트럼이 확장됐다.
딱히 레트로 팝에 관심이 있어서 다룬 것은 아니라는 찰리XCX는 “90년대의 패션을 사랑하고 있는데, 거기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독특하면서도 복고적인 스타일로 주목받은 그녀는 패셔니스트로도 통한다.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패션의 끝에 서 있는 기분은 정말, 멋지다." 패션을 통해 표현하고 싶은 바는 “자신"이라고 했다. “중성적이면서도 섹시한. 남들이 생각하기에는 어떨지 몰라도 전 무엇이든 당당하게 입는다."
찰리XCX를 떠올릴 때 (본인은 지겨워하지만) ‘아이 러브 잇(I Love It), 이기 아젤리아 ‘팬시(Fancy)’, 영화 ‘안녕, 헤이즐’ OST 수록곡 ‘붐 클랩(Boom Clap)’을 빼놓을 수 없다.
이 곡들로 인해 “나 자신에 대해 잘 알게 된 것 같다"고 했다. “내 목소리가 얼마만큼 강력한지 몰랐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걸 알아본 것 같다. 데뷔 앨범과 ‘팬시’ ‘아이 러브 잇’을 거치면서 나 자신의 목소리에 더욱 자신감이 생겼다. 저 두 노래는 100% 나 자신의 노래로 느껴진다. 컬래버레이션이나 내가 만든 노래들을 준 건 제안이 들어왔던 것도 있지만,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 특히 ‘아이 러브 잇’은 30분 만에 멜로디와 가사를 완성했는데, 아이코나팝에게 준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음악보다 종종 예쁘장한 외모로 주목받을 때도 잦지만 “부담은 없다"고 했다. "특이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런 주목에 신경 쓰지 않는다. 뮤지션으로서나 공인으로서나,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그저 나 자신을 위해서만 생각한다. 날 좋아하지 않는 것도 이해한다. 그리고 그건 정말 상관하지 않는다."
자신을 ‘워너비’로 여기는 소녀들에게 “어렸을 때 ‘쿨’ 해지는 것에 대해 고민하며 자랐다"고 귀띔했다. “압박감이 있었다. 학교에서 절대 잘 나가는 애가 아니었고, 많은 사람은 ‘이상한 애’(Weird)라고 불렀다. 쿨하지 않은 옷을 입고 쿨 하지 않은 행동 때문이라고 하지만, 당시 난 그게 최고라고 생각하고, 행복했다. 그러니까 내 말은,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신경 쓰지 말라는 거다. 행복은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거니까."
한국에 정말 방문하고 싶다는 찰리XCX는 “뻔한 팝스타들의 전형을 따라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들은 데이비드 보위나 루 리드처럼 시대의 아이콘들과 큰 차이가 있다. 그냥 모두가 똑같은 모습이 아닌 찰리 XCX 나 자신의 모습을 담아 보여주고 싶다. 모든 사람은 그들 자신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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