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워싱턴 정가에 깜짝 이벤트가 잠시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이후 번번이 짝짜꿍 손발이 찰떡궁합이었던 오바마 대통령과 펠로시 전 하원의장간 이견이 노출되었다. PTT, 즉 일본이 두 손 모아 죽기 살기로 매달려 기도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업적으로 올인 하는 환태평양 무역정책에 펠로시 하원의원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사건이었다.
펠로시 의원으로서는 자신의 선거구 풍토로 보아 미국의 일자리를 뺏어가는 자유무역에 무조건 동의만은 할 수 없는 거였다. 무언가 일자리를 빼앗긴 중소기업과 노동자들에게 상응하는 보상이 있어야만 된다는 논리가 있는 거다.
펠로시 의원의 반기에 백악관은 조용히 대응한다. 모두가 이런 일에 경험이 풍부한 노하우가 있다는 거다. 개인감정도 아니고 개인 간 이익이 상반 되는 이권다툼도 아닌 거다. 백악관은 차근차근 한 사람 한 사람 국회의원들을 로비 하면서 표를 구하기 시작한다.
공개적으로 펠로시 물러가라 외치는 백악관 졸개들은 물론 없다.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누구를 지적하면서 분노를 표시하지도 않는다. 백악관을 향하여 머리를 조아리는 국회의원은 더더군다나 없다. 미국의 언론들도 이러쿵저러쿵 추측 기사로 사건의 추이를 예측하지도 않고 일을 복잡하게 부추김으로 끌고 가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조용히 며칠 지나니까 대통령이 원하는 급행열차 전권 (TPA - Fast Track) 을 상하 양원에서 위임받는다. 대통령과 펠로시 의원은 여전히 친구다. 민주국가 삼권분립의 존재 값어치와 존엄성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친O 도 없고 비O 도 없다. (O 는 물론 오바마). 그리고 보니 친크 도 없고 비부 도 없다. 그저 민주당일 뿐이다. 저쪽은 공화당이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 시계추가 바뀐다. 이쪽이 공화당이고 저쪽이 민주당이고... 그리고 또 또...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황혼에 대박의 행렬이다. 그가 바라고 그가 추진한 정책들을 줄줄이 대법원이 손을 들어준다. 최근에 TPA, ACA, 그리고 동성 간의 결혼법등등. 아! 동성 간의 결혼.
대법원 판결이 내린 금요일, 2015년 6월 26일, 오전에는 미국 50개 주중 14개 주가 동성 간의 결혼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운명의 판결.
그러나 이들 주가 대법원의 판결에 즉시 굴복 하지는 않는다. 주로 보수성 남부에서 말이다. 공화당 후보 대통령 출마를 선언한 바비 진달 루이주아나주 지사 (인도계) 는 대법원 판결을 맹렬히 비난하면서도 주법의 절차를 거쳐 이에 승복하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같은 주 주검찰총장은 성경과 각주 자체의 헌법을 침투하는 연방대법원의 간섭이라 하면서 판결문 어디에도 루이지아나주가 이를 따라야 한다는 구절이 없다고 억지를 쓰면서 끝까지 반항할 법적 근거를 찾겠다고 선언한다.
여기에 메아리가 따른다. 미시시피 주가 따른다. 앨라배마가 따른다. 텍사스가 따른다.
미시시피에서는 동성 간 결혼을 여전히 허락하지 않는다. 주정부 법원의 명령이 있어야만 된다는 이유다. 앨라배마 주에서는 남녀 간이건 아니건 아예 결혼을 주관하지 않겠다는 판사들이 속출한다. 텍사스 주 검찰총장은 대법원 판결직전 주내 모든 카운티에 결혼 라이선스 발부를 중지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 뒤로는 아무런 지시가 없다. 결국 각 카운티 재량에 맡기는 셈이다.
종교계 저항도 크다. 때문에 보수성 공화당 대통령 선출에 힘을 주는 움직임이 보인다. 진보성 Ruth Ginsburg 판사(81세) 와 Stephen Breyer 판사(75세) 의 은퇴를 예상하면서 보수성 대통령의 선출로 보수성 판사의 임명을 기대하는 기다림의 작전이다.
마치 은행 안에서 줄을 서서 자기의 차례를 묵묵히 기다리는 것 과 같은 그런 거.
민주주의는 속결 펀치-아웃이 아니다. 지루하게 밀리면서 끌리면서 기다리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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