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민가에서 고급 식당가로 변한 샌프란시스코 마켓 스트릿
▶ 트위터 등 하이텍 기업들 들어오며 재건축 붐 이어 분위기 좋은 식당들 문 열자 거리에 활기
트위터 빌딩 내에 위치한 더 마켓. 지난 1월 문을 연 2만2,000 평방피트의 더 마켓은 식품점과 식당이 어우러진 일종의 푸드 코트이다.
지난 2013년 샌프란시스코의 마켓 스트릿에 문을 연 알타 CA. 빈민층이 살던 황폐한 지역에 하이텍 기업들이 들어서고 고급 식당들이 들어서면서 거리가 변하고 있다.
멋진 식당들이 줄지어 있는 곳으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에서 도무지 샌프란시스코 같지 않은 곳이 있었다. 마켓 스트릿, 7가와 11가 사이의 몇 블럭은 첵캐싱 가게들과 마리화나 딜러들이 모여들던 냄새나고 더러운 곳이었다.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이곳은 샌프란시스코 상업지대 중 가장 더러운 곳으로 뽑혔다. 인근의 유니언 스퀘어, 사우스 오브 마켓 지역들은 번창하는 데 이곳 대여섯 블록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곳일 뿐 사람들의 발길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이 동네가 대대적 변화를 겪으면서 이름도 미드-마켓으로 바뀌었다. 샌프란시스코 시의 면적은 대략 47평방 마일. 테크놀로지 붐과 함께 개발에 개발을 거듭하고 있는 이 도시에서 단 1인치도 개발업자들의 눈을 빗겨 갈수는 없었다. 덕분에, 미드-마켓 역시 대대적 변신을 해서 몇 년 전에 가보고 못가본 사람이라면 거의 알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이 지역이 하루아침에 새로운 식당가로 부상하고 있다. 3개 분야 전문가들의 열정이 합쳐진 결과이다. 바로 부동산 개발업자들, 테크놀로지 분야 직원들, 음식 전문가들이다.
“이곳은 마치 서부개척시대 같습니다. 전에는 결코 볼 수 없던 파트너십들이 형성되고 있지요.”
자르디니에르 식당을 운영하는 트레이시 데 자르딘스의 말이다. 18년 전 대지진으로 헤이스 밸리 지역이 복구 중일 때 이 식당이 있어서 인근 지역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음식이 인근 지역에 어떤 움직임을 만들어낸다는 걸 개발업자들이 보기 시작했습니다. 식당은 그 자체로 어떤 기후를 만들어내지요.”
오랫동안 황폐하기 그지 없던 이 지역에 스퀘어, 우버, 돌비 같은 회사들이 들어왔다. 그 한가운데에 있는 것이 트위터이다. 지난 2012년 트위터는 버려져 있다시피한 아르 데코 건물을 사서 입주했다. 건물을 다시 재정비하던 초기 개발업자인 쇼렌스타인 프로퍼티스는 건물에 음식을 끼워 넣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트위터 본사 건물 맨 아래층에 가벼운 식사도 하고 식품도 살 수 있는 더 마켓이 들어섰다. 지난 1월 문을 연 2만2,000 평방피트의 호화 식품점이다. 고객들은 그곳에서 풀만 먹여 키운 쇠고기나 유기농 사과를 살 수있고, 호박꽃 피자를 주문해 가져 갈 수도 있으며 대리석으로 된 스시 바에서 신선한 굴을 먹을 수도 있다.
더 마켓에는 최근 프랑스 식당 봉 마르셰와 미식가들이 찾을 만한 안주와 칵테일을 파는 더티 워터가 로비에 문을 열었다. 다른 식당들과 술집들도 계속 들어오고 있다.
유명 식당 코이와 베이 지역의 다른 식당 세 개를 운영하는 셰프이자 작가인 대니얼 패터슨도 이 지역에 식당을 열었다. 지난 2013년 후반 트위터 건물 맞은편에 연 알타 CA이다. 식당 분위기는 젊은이들이 처음 마련한 아파트 같은 풋풋한 분위기. 영업시간은 새벽 2시까지 이다.
처음에 패터슨은 이렇게 황폐한 지역에 투자를 할 마음이 없었다. 그런데 트위터 전 직원이었다가 벤처 투자가로 변신한 라이언 사버가 권유를 했다. 근처에 아무 것도 없으니 둘이 식당을 한번 열어보자는 것이었다. 트위터가 직원들이 공짜로 먹을 수 있는 카페테리아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은 물론 고려해야 했다.
그리고는 2014년 9월, 그곳에서 4블럭 떨어진 곳에 과거 당구장이었던 곳이 더 홀이 되었다. 거리 음식 판매대 7개가 들어선 일종의 푸드 코트이다. 공동으로 쓰는 테이블들이 있고 벽화와 음악이 있는 곳이다. 인근 빌딩들이 완비될 때까지 주변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임시로 만든 시설이다. 건물이 다 완공되면 그곳에는 아파트와 가게가 들어서고 보다 영구적인 식당들이 들어설 것이다.
음식은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새로 지어지고 있는 호화 고층 아파트 네마가 좋은 예이다. 754 유닛이 들어가는 네마의 렌트비는 2 베드룸이 거의 8,000달러. 그런데도 아파트 선전에 부엌 시설이 강조되고 있다. 시설이 아주 고급화해서 네마의 유기농 농장 배송 식재료들을 최대한 잘 살릴 수 있게 한다고 선전을 하고 있다.
맨해탄에서 고급 식당 데비의 셰프로 일하던 당시 미셸린 별을 받았던 수비어 사란은 지난 2007년 데비를 문 닫고 이 아파트 건물 내에 아메리칸 마살라라는 식당을 열 계획을 세웠었다. 그런데 개발업자들과 시 관리들 사이에 마찰이 생기면서 건축이 지연돼 결국 지금은 다른 장소를 알아보고 있다.
그는 음식이 그 동네 개발을 돕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고 말한다. 그 동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여전히 살고 있는 빈민가이자 연봉 10만달러가 훨씬 넘는 수천명의 하이텍 직원들을 끌어들이는 곳이다.
“식당은 교회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는 음식이 양극을 함께 아우르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슬럼가들을 고급 주택가로 바꾸는 과정에서 심각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고 보면 이는 동키호테식 생각일 수 있다.
더 마켓의 경우, 처음에는 식품 가격이 엄청 비쌌다. 지역주민들은 올 수도 없을 가격이었다. 이제는 많이 조정이 되었다. 하지만 식재료를 사서 직접 조리를 하려는 사람들과 뭔가 재미있는 스낵 거리를 사려고 오는 사람들을 고려해 균형있게 물건들을 구비해 놓는 일이 쉬운 건 아니다.
더 마켓은 양극을 아우르는 한 방편으로 지역 주민들 채용에 힘쓰고 있다. 이 지역은 샌프란시스코 최초의 게이 거주 지역 중 하나이자 이민자들과 음악가들이 몰려 사는 텐더로인과 아주 가까워서 트위터로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슬럼가에 고급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지역이 깨끗해지는 장점이 있는 한편 원래 그곳에 살던 빈민층을 배려하는 사회적 책무의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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