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무더워지니 한국인의 여름철 스태미너식품 ‘보신탕’ 열기가 뉴욕에까지 상륙했다. 몇주 전 동물보호파들이 유엔본부 앞에서 혐오식품 개고기 추방 시위를 벌인 것이다. 그러자 보신탕파들은 추잉껍 보다도 쫄깃쫄깃한 개고기는 맛있고 영양가 높은 보신탕이지 혐오식품이 아니라고 맞선 모양이다.
맛과 영양가로 말하면 사람의 고기가 최고라고 한다. 옛날 중국최고의 요리는 인육을 넣고 빚은 만두였다. 삼국지에는 시골 선비가 아내의 유방을 도려내어 불고기를 만들어 유비에게 대접하는 얘기가 나온다.
사람이 먹을게 없으면 개고기 쥐고기 가릴 게 없다. 그러나 한국 정도의 GNP국민에게는 요리가 살기 위하여 먹는 음식이 아니라 문화요, 예술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그래서 극장식당이 생기고 요리를 즐기며 강연을 듣는다. 또 은쟁반에 담긴 요리는 그 형형색색이 예술조각품 처럼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 옛날 희랍시절에도 음식을 차려놓고 학문과 예술을 토론했었다. 그래서 플라톤의 철학서를 ‘향연’이라고 한다.
그래도 꼭 개고기를 먹어야 하는가? 하긴 오늘날 같은 대명천지 21세기에도 아프리카에는 사람을 잡아먹지 못해 안달하는 식인종이 살고있다고 한다. 아프리카 식인종에 비하면 개 잡아먹는 한국인은 양반에 속하니 그냥 눈감아 주는 게 속 편할 것 같다.
고향의 어린시절 ‘워리’라는 개가 있었다. 장난감이 없던 그 시절 워리는 어린 우리 남매들의 인기있는 놀이친구였다. 어느 여름 복날 동네 사람들이 워리를 붙잡아 목음 매어 대추나무에 걸쳐놓고 줄을 잡아당겼다. 대롱대롱 매달린 워리는 죽어가면서도 살래살래 꼬리를 흔들어대면서 나를 쳐다보는 것이었다. 아마 울고있는 어린 내가 제일 착해보여 구원을 청했던 모양이다. 나는 그때 앞으로 절대로 개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각 민족마다 기호식품이 있는데 그 기호식품은 민족성 형성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한다.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중국인은 대부분 뚱뚱하고 둥글둥글한 모습이 다. 생선을 잘 먹는 일본인은 보통 몸집이 생선형으로 가늘고 찬물에서 갓 건져올린 연어와 같이 느껴진다. 밤낮 짖어대는 개처럼 불평, 자랑 말이 많은 우리 민족성은 조상이 유달리 개고기를 좋아해서 그런가 보다. 우리 불행이 조상 탓이 아니라 개 탓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더욱 개고기를 먹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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