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5일 서울서 여자복싱 타이틀전 갖는 입양한인 킴 메서씨
"상대를 때리면서 쾌감을 느낀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람들은 골목에서 주먹 꽤나 쓰는 불량배 깡패를 떠올릴 것이다. 더욱이 여성을 떠올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의 주인공은 매끄러운 근육질을 제외하고는 부드럽고 순해 보이는 여성. 하지만 외모만 보고 깔보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오는 8월5일 서울에서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챔피언십 대회에서 타이틀매치를 앞둔 입양 한인 킴 메서(Kim Messer·한국명 백기순·34)는 바로 이같이 여성답지 않는 불타는 투쟁정신 덕택에 불덩어리(Fireball)라는 별명아래 현대 스포츠 종목가운데 가장 거친 격투기라고 할 수 있는 킥복싱에서 3차례 세계챔피언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러나 메서도 대학교에서 처음 태권도를 배우기 전까지는 오리건 실버튼에서 피아노, 발레 등을 배우며 ‘정상적인’ 소녀로 성장했다. 그러나 8년동안 발레를 배우면서도 적성에 맞지 않았다는 메서는 고교시절 체조선수로도 활약한 바 있는데 84년 체미키다 커뮤니티칼리지에 진학, 태권도 클래스를 수강하면서 비로소 어렸을 때부터 남다르게 자립심이 강하고 도전을 좋아했던 강인한 면을 보여줄 수 있었다.
이때 만난 사람이 바로 태권도 강사였던 현재의 남편 마크 메서. 킥복싱에서 아마추어 타이틀을 차지한 바 있는 마크는 메서가 킥복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청소년 킥복서들의 스파링 상대를 하며 실력을 쌓아나가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현재 메서의 매니저역할을 담당하는 마크도 당시 메서가 킥복싱에 진출하는 것을 그리 달갑게 여기지 않았는데 하물며 부모와 친구들의 반응은 "왜 하필이면"이었다.
"엄마는 겁이 많아서 제가 하는 경기를 한번도 생중계로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걱정이 많지요. 친구들은 왜 킥복싱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아빠도 처음에는 걱정했지만 지금은 모두 격려해주고 있어요."
눈이 멍든 적이 몇번 있었고 바느질한 상처를 입은 적이 있지만 심각한 부상을 입은 적은 없다고 태연하게 말한다. 권투계보다는 여성에게 문호가 더 열려있기 때문에 킥복싱에 들어섰다는 메서는 무엇보다도 전통적으로 여성에게는 맞지 않다고 받아들여지는 일들도 여성이 할 수 있다는 롤모델이 되고 싶다며 특히 서울에서 타이틀 매치를 가지면서 스포츠 참여 기회가 적은 한국 여성들에게 귀감이 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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