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서울서 일본 다카노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
입양아 출신 한국계 여자복서 킴 메서(34·한국명 백기순)가 모국땅에서 첫 세계챔피언을 따냈다.
메서는 4일 서울 코엑스 특설링에서 열린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동급 7위인 다카노 유미(28·일본)에게 3-0(96-95, 97-94, 99-94)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타이틀을 차지했다.
‘불덩어리(fireball)’라는 별명답게 화끈한 파이팅을 선보인 메서는 남자경기에서도 쉽사리 찾아보기 어려운 난타전으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1라운드 가벼운 탐색전에 이여 메서는 2라운드들어 좌우 훅을 잇따라 터뜨려 링의 주도권을 잡았지만 3라운드에서는 다카노의 강력한 반격에 부딪혔다. 왼손잡이로 상대하기 까다로운데다 체력이 뛰어난 다카노는 왼손 스트레이트를 메서의 안면에 두세 차례 적중시켜 경기를 혼전양상으로 몰았다.
7라운드, 메서는 밀고 들어오는 다카노의 턱에 강력한 올려치기를 잇따라 성공시켜 상대를 비틀거리게 만들면서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 10라운드에서 양 선수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은 채 불꽃튀는 난타전으로 매치를 마감했다.
킥복싱에서 3차례 세계 정상에 오르기도 한 킴 메서는 이날 승리로 9승(3KO)1무1패를 마크했고 다카노는 9승(1KO)2패를 기록했다.
메서는 "그동안 링위에서 항상 이방인이었지만 이번에 처음 팬들의 뜨거운 성원속에 경기를 치렀다"며 "한국 팬들의 응원속에 타이틀을 따게 돼 너무 행복하다"고 챔피언벨트를 허리에 두른 채 함박 웃음을 지었다.
3살때 헤어졌던 친부모를 애타게 찾고 있는 킴 메서는 당분간 한국에 머물며 방송에 출연하는 등 생모를 찾다 10일 미국에 돌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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