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리스 미라그로 소토가 건강한 모습으로 생후 14개월째를 맞은 것은 그 자체로 기적이었다. 아름다운 눈과 해맑은 천사의 미소를 지닌 이 꼬마 계집아이의 이름도 스페인어로 기적을 뜻하는 ‘미라그로’이다.
미라그로는 ‘태중의 자매’가 있었다. 둘은 가슴과 배가 한데 붙은 쌍둥이었다. 게다가 둘은 단 하나의 심장밖에는 갖고 있지 않았다. 물론 심장을 확보한 쪽은 미라그로였다. ‘일심동체’인 그의 다른 한쪽은 탯줄을 통해 미라그라의 펌프가 뿜어낸 피를 공급받고 있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었다. 두몸을 한꺼번에 버티어 내기엔 심장이 너무 약했다.
푸에르토리코에 거주하는 신앙심 돈독한 소토부부는 쌍둥이 자매를 살리고 싶어했지만 그대로 방치할 경우 둘 모두를 잃는다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였다. 제왕절개수술을 한후 탯줄을 잘라내는 순간, 심장이 없는 생명은 사그러질 수밖에 없었다.
소토부부가 죽어야할 수밖에 없는 태중의 아이에게 산드라 이벨리스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수술예정일을 1주일가량 남겨놓은 상태에서 임신부인 샌드라 소토의 혈압이 치솟아 뇌졸중을 일으킬 위험에 이른 것. 그녀의 주치의는 보스턴의 의료진에게 90분이내에 수술을 해야한다고 통고했다.
부랴부랴 수술팀을 구성한 보스턴어린이병원측은 제왕절개 수술로 쌍둥이들을 세상밖으로 내놓았다. 둘은 모두 기운차게 탄생의 울음을 터뜨렸으나 탯줄이 잘리자 혈액공급을 받지못한 이벨리스는 곧바로 숨을 거두었다.
이때부터 미라그로를 살리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됐다. 8시간에 걸린 수술은 성공리에 끝났다. 합체쌍동이 분리수술을 그동안 여러차례 있었지만 탯줄로 혈행이 연결된 쌍둥이를 분리한 수술은 미라그로의 사례가 처음이었다.
생후 14개월이 지난 지금 미라그로는 완전한 귀염둥이로 자라났다. 죽은 쌍둥이 이벨리스의 피부를 흉터 부위에 이식했기 때문에 대수술의 상처도 거의 눈에 뜨이지 않는다.
11월에 딸아이를 갖게 될 소토부부는 후일 미라그로에게 ‘탄생의 비밀’을 알려줄 것이냐는 질문에 "진실을 들려주고 이벨리스를 잊지 않게 해주겠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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