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번 지진이 닥치기 전에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포도주부터 챙겨야할 지도 모르겠다.
메를로, 화이트 진판델, 소비뇽 블랑등 미국에서 소비되는 포도주의 90%를 생산하는 캘리포니아의 포도원 주인들이 지난달 UC 버클리 연구원이 시행한 테스트를 보고 깜짝 놀랐다. 다음번 대지진때 캘리포니아의 포도주 저장소에 무슨 일이 날지를 알아보려 참나무통을 쌓아놓고 실험한 결과 때문이다.
나파와 소노마 카운티및 산타바바라 카운티의 멘도시노 해안에 퍼져 있는 캘리포니아의 영업용 포도원 847개의 대부분은 주요 지진대에서 30마일 이내 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캘리포니아 포도주는 연간 국내외 소비자에게 4억4600만갤런을 공급하는 330억달러규모 비즈니스 로 만일 캘리포니아가 독립국가라면 캘리포니아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은, 세계 제 4위의 포도주 생산국이 된다.
그런데 지난달 UC 버클리의 태평양지진공학연구소가 현재 포도주 저장소들이 포도주통을 쌓아놓고 있는 모양 그대로 12통을 쌓아놓고 미국 최대의 지진 시뮬레이터를 이용하여 1978년에 이란에서 난 것과 같은 진도 7.4의 지진효과를 낸 결과 100여명의 관중들이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각각 600파운드나 되는데다 세로로 6개, 가로로 2개씩 묶어 놓은 통들이 순식간에 제각각 날아 흩어졌다. 다행히도 바닥에 떨어졌다 튀어오르며 열려서 내용물이 쏟아지지는 않고 통들끼리 서로 부딪치기만 했지만 포도원 관계자들은 비명을 지르면서 놀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 실험을 한 UC버클리 공대 대학원생 자슈아 매로우(25)는 실험 결과는 자신의 예상대로 나왔지만 진짜 지진이 나면 이보다 더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실험실의 시뮬레이터는 양쪽으로 5인치씩 움직일 뿐이지 진짜 지진과 같은 상하운동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란에서는 지진이 났을 때 지진대를 따라 땅이 급격히 솟아 오르고 무려 6피트나 밀려났었다.
앞으로 몇 달동안 이날 실험에서 나온 데이터를 분석하면 지난 20년전부터 사용되어온 현재의 강철 랙으로 된 저장 시스템에 몇가지 손질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다고 밝힌 매로우는 "그렇게 널리 쓰이고 있지만 지진 대비 실험은 이번이 처음으로 몇가지 생각할 점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실험에 10만달러를 지원한 포도원주인들이 지진 대비 문제를 좀 더 진지하게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샌라피엘에서 ‘프랙티컬 와이너리 앤드 비니어드’라는 잡지를 발행하는 단 닐은 포도원 주인들은 이미 1989년 로마 프리에타 지진때 1년 농사가 헛일로 돌아간 경험을 했다면서 "이 실험 결과는 더 이상 호기심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다음번 지진은 날지 말지가 아니라 언제 날지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클로 뒤 보아’ 포도원의 에블린 허라티는 "이 문제를 더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품만이 문제가 아니라 직원들의 안전도 생각해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는데 매로우는 3년에 걸친 이 연구는 구조물 뿐만 아니라 그 내용까지 보호하려는 지진공학의 새로운 추세에 따른 것으로 "일본에서도 사께통 저장시스템을 놓고 비슷한 실험을 했었다"며 이 실험 결과는 대형 체인매장의 거대한 창고에도 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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