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인커뮤니티 "우리는 민주당 보증수표 아니다"
▶ 고어, 집단적 투표거부 우려 적극진화 나서
"중도만이 능사가 아니다."
정강정책을 중도로 회칠한 민주당내 지도부에 대해 흑인 커뮤니티가 볼멘 소리를 내지르는등 심상치 않은 동요기미를 보이자 중도주의의 선봉장격인 조셉 리버맨 연방상원의원이 직접 진화에 나서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흑인표가 동요할 경우 민주당은 11월 선거에서 승리를 바라보기 힘들다. 누가 뭐라해도 민주당의 뒷심을 이루는 가장 든든한 배경세력은 소수계와 노조다. 이들중 어느 한쪽만 흔들려도 민주당은 치명상을 입게 된다.
그러나 소수계우대법인 어퍼머티브액션에 반대하고 사립학교 바우처제도를 지지하는 중도파의 좌장 리버맨이 앨 고어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발탁된데 이어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통노선을 한데 섞어 버무려 놓은듯한 정강정책이 채택되자 수면밑에 잠복해있던 흑인지도자들의 불만이 물방울처럼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이들은 "고어 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의 지도부가 흑인표를 당연시한 나머지 이제는 아예 신경조차 꺼버렸다"며 더 이상 민주당의 보증수표 역을 해줄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공화당의 경우 조지 W. 부시 대통령후보가 표를 의식해 중도입장을 취하긴 했어도 부통령후보로 전통보수주의자인 딕 체니를 지명하고 정강정책에 낙태와 총기규제에 관해 강력한 반대입장을 표명하는등 당의 기본노선을 유지하려는 성의를 보인데 비해 민주당 지도부는 무늬만 아니라 바탕까지 중도로 바꿨고 이로 인해 소수계가 찬밥신세가 됐다는 불만이었다.
급기야 15일 전당대회 관련행사의 일환으로 막신 워터스 연방하원의원이 주도한 흑인의총에서 고어-리버맨 복식조에 대한 지지유보 가능성이 거론되자 고어는 즉시 리버맨을 ‘현장’에 투입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리버맨은 자신의 민권운동 경력을 들추어가며 토라진 흑인 의원들의 마음을 진정시켰으나 고어진영은 경계를 늦추지 못하고 있다. 흑인표가 공화당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흑인지도부가 투표불참을 유도할 경우 결정타를 맞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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