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홍석천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 해 8월이었다.
당시 교통사고를 당한 어느 시민을 구하고, 병원까지 직접 후송한 뒤 보호자가 나타난 새벽까지 자리를 지킨 그는 피곤이 채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그리고 ‘사고 광경을 지켜보기만 했던 많은 사람들’에 대한 흥분이 채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와 조금만이라도 대화를 나눠본다면 성실하고 겸손한, 한 사람의 훌륭한 ‘사회인 홍석천’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그는 98년 인기를 얻어 수입이 늘었지만 한 번도 택시를 타지 않았다.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었다. 적은 돈 때문에 나태해지는 자신을 용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양대 재학 시절 부모로부터 학비 도움을 받은 것은 입학금을 포함해 단 세 차례. 집안에 여유가 있었음에도 “누님들 공부시키고 시집보내느라 고생하시는 부모님께 짐이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학비를 마련했다.
그는 얼마 전 1년 넘게 출연해 오던 공중파 방송의 어린이 프로그램을 그만뒀다. 일반 정서를 무시하기 힘든 방송사 처지와 이런 방송사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본인의 결심이 빚은 결과였다.
그러나 인간 홍석천의 인격은 ‘커밍 아웃’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변함이 없다. 여전히 ‘의례적인 상투어’를 구사할 줄 모르는 순수하고 소박한 사람이다. 오히려 가슴에 얇은 막을 가지고 그를 바라보게 된 많은 사람들이 변했을 뿐이다.
‘인간 홍석천’은 병자도 아니고 사회악도 아니다. 그의 용기있는 결단을 편견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태도가 도리어 사회악이 아닐까.
성적 정체성 때문에 한 사람의 인권이 무시되는 사회라면 정말 사는 것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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