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원의원 선거유세 짬짬이 쓴 세번째 책 나와
’백악관’과 ‘접대’라면 누구라도 당장 링컨 베드룸에 관한 조크를 한마디씩 떠올릴 요즘, 정치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빈틈없는 힐러리 로덤 클린턴 여사가 쓴 새로운 책이 곧 나온다. 상원의원 선거도 끝나고 백악관에서의 마지막 할러데이 파티 시즌을 시작하기 직전인 11월말에 사이먼 & 슈스터 출판사가 내놓을 이 책 ‘백악관으로의 초대:역사와 함께 편안히’에서 힐러리 여사는 백악관의 손님접대에 관해 1인칭으로 서술한다.
지난 여름까지 선거 유세 짬짬이 시간을 내 324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탈고한 힐러리 여사같이 진지한 사람이 마사 스튜어트처럼 손님 접대와 파티에 관한 책을 쓴 것에 의아한 사람도 있겠지만 이 책은 그냥 커피 테이블에서 눈요기할 것은 아니다. 공적, 사적인 모임에서 찍은 사진 300여장이 곁들여진 이 책은 공식적으로는 클린턴 부부의 ‘미국식’ 사교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고 비공식적으로는 이 영리한 정권이 지난 8년동안 백악관이라는 엄청난 상징의 힘을 얼마나 극대화시켰나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보면 백악관에서 열리는 파티는 그저 단순한 파티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일어나는 일마다 다 역사적 배경이 있습니다"라고 클린턴여사의 공보비서 리사 머스카틴은 말하는데 1993년에 취임하여 백악관으로 이사온 다음날 2500여명을 초대한 오픈하우스 파티를 연 클린턴 부부는 이 집에 살았던 그 누구보다도, 봉투 왼쪽 위편에 ‘백악관’이라고 쓴 두꺼운 크림색 초대장을 받는 일의 의미를 깊이 이해했던 사람들이다.
그해 1월부터 거의 5년동안 힐러리 여사의 사교비서로 일한 앤 스탁은 힐러리여사가 두가지 원칙을 정했다고 회고한다. 하나는 백악관 그 자체가 미국으로 보이도록, 모든 미국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독특한 ‘미국식’ 스타일을 창조하는 것으로 미국인 주방장, 미국 요리와 포도주,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총 10장에 걸쳐 1993년부터 올해 초까지의 초청장과 손님 명단, 메뉴, 조리법 및 기타 세부사항들을 곁들이며 그 추구 및 실현 과정을 보여준 이 책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정치적 미사여구가 아니라 개인적인 것들로, 첼시의 고교 졸업 파티나 국빈만찬실에서 연 친구들을 위한 피자 파티, 슬럼버 파티등 이제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가족 사진이나 클린턴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가장 좋아했던 곳중 하나가 부엌이라는 이야기 등이다.
이밖에 대통령과 영부인을 위한 서프라이즈 생일 파티나 정치자문 제임스 카빌과 매리 마탈린의 결혼 피로연, 고교 및 대학 동창회 이야기와 사진들도 있고 대통령이 즐겼던, 몇몇사람이 모여 수퍼보울이나 아칸소 레이저백스 경기 중계나 금요일밤의 백악관내 극장에서의 영화 감상 모임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대통령이 마지막 순간에야 초청전화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백악관의 즐거운 ‘무비나잇’은 ‘아폴로 13’을 존 글렌 상원의원, 감독 론 하워드 및 주연 배우들인 탐 행크스, 케빈 베이컨, 개리 시니즈와 함께 본 것이었다.
백악관내 유명한 접견실인 ‘블루 룸’을 개조했고 지난 수십년동안 이용되어온 125석의 국빈만찬실 대신 260석의 이스트룸을 처음 활용하기 시작한 클린턴 일가는 사우스 론에 대형 텐트까지 설치하여 지난달 인도수상 초청 만찬때는 700명 이상을 접대하기도 했다. 이렇게 초청 손님의 숫자를 상당히 늘려놓아 요즘은 보통 한번에 400명씩을 부를 수 있게 됐어도 최종 초청자 명단을 결정하기는 아직도 어렵다고 힐러리 여사는 적고 있는데 사실 그보다 더 초청받기 어려운 자리는 자고 가는 손님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지난달 백악관은 힐러리 여사의 상원의원 선거 출마 이후 백악관에서 묵고 간 손님 404명의 명단을 발표한바 있는데 그 정치적 의미야 어쨌건 클린턴대통령은 손님들에게 심야에 백악관을 안내해주기를 즐겨 새벽 2시에 불려 나간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는 사교 비서관 카프리샤 마샬은 클린턴 부부가 백악관에 살면서 만찬, 리셉션, 티파티등 각종 행사에 초청한 인원을 53만명 이상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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