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회후 ‘인간적 친밀감’ 평가속 판세 역전
앨 고어 민주당대통령후보의 토론회 매너가 판세를 뒤집어 놓았다.
맞수인 조지 W. 부시 공화당 대통령후보를 근소한 차로 앞선채 첫 번째 합동 TV토론에 출전했던 고어는 풍부한 관록과 식견을 유감없이 과시하며 상대를 압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평가에서는 오히려 부시에게 밀렸다.
USA투데이와 CNN이 지난 주말 공동으로 실시한 갤럽여론조사에서 고어는 50-42%로 부시에게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끄러운 말솜씨로 시종일관 상대를 압박했던 고어로서는 예상밖의 결과일지 몰라도 토론회를 지켜본 유권자들의 눈은 엄격했다.
시청자들은 부시의 발언 중간중간에 큰소리로 한숨을 쉬고, 비웃음을 띄운 얼굴로 못믿겠다는 듯 눈동자를 굴리는가 하면 여러차례에 걸쳐 사회자의 말을 가로챈 고어에게 "정직하지 못하고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판정을 내렸다.
반면 어눌하고 답답한 느낌을 준 부시에게는 "고어에 비해 훨씬 인간적이고 솔직할뿐 아니라 비전과 강력한 지도력도 지니고 있다"며 후하게 채점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양 후보들 가운데 누가 더 정직하고 신뢰할만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48%가 부시, 34%가 고어라고 답했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난 뒤인 8월18일과 19일 양일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고어가 더 정직하고 신뢰감을 준다는 대답이 전체의 42%를 차지한데 비해 부시라는 응답은 39%에 불과했었다.
국가의 미래를 위한 비전이라는 문항에서도 고어는 역전을 허용했다. 지난번 조사에서는 44-40%로 부시에게 앞섰으나 이번에는 46-40%로 뒤처졌다.
당신과 같은 사람들이 지니는 필요와 욕구를 누가 더 잘 돌보아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유권자들의 46%가 부시를, 44%가 고어를 꼽았다. 이 역시 얼마전까지만 해도 49-40%로 고어가 앞섰던 부문이었다.
토론을 지켜본 유권자들은 고어의 식견과 말솜씨를 평가하면서도 정확성과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토론회 직후 고어의 발언중 사실과 어긋나는 대목이 군데군데 섞여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시선은 더욱 차가워졌다.
텍사스가 화재와 홍수로 큰 피해를 보았던 1998년 연방재해비상관리청(FEMA)의 제임스 리 위트 청장과 함께 재해지역을 방문했다는 주장과 플로리다 사라소타의 15세 된 소녀가 과학수업 시간중 앉을 자리가 없어 서서 강의를 들었다는 일화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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