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에서 미국의 퇴조가 보이기 시작하던 1960년 닉슨과 케네디와의 선거전이 벌어졌다. “루즈벨트는 굵은 곤봉을 들고 부드럽게 얘기했으나 현정권은 이쑤시개를 들고 난폭하게 얘기한다. 외교는 3세계에 많은 미움을 쌓고 그 나라 안에서 우리가 미워해야 할 독재자들에게 훈장을 달아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렇게 케네디는 외쳤다.
사상 첫 TV토론장에 나타난 닉슨은 약간 병색의 모습에 불편함을 느끼는 듯 보인 반면 용모는 갖추었으나 명확성이 결여됐던 케네디는 광범위한 호소력을 갖는 TV 덕으로 대통령 선거사상 가장 근소한 차로 역전 당선되는 영광을 가졌다.
종말에 접어든 선거전에서 부시와 고어의 TV 토론을 계기로 열기는 더해가고 있다. 후보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는 축제로 이루어지고 건전한 선거운동을 통해 대통령이 되는 과정은 긴 여정이어서 ‘권력은 총구로부터 나온다’고 믿는 독재자들에겐 중의의 정치로 비쳐져 강대국으로서의 비효율적인 면이 지적되지만, 살기 띤 얼굴로 폭력을 휘두르고 총을 뽑아들고 상대를 밀어내는 정치제도 보다는 웃으며 선거운동하고 다수 투표에 의해 온당한 승리자가 되는 것이 대안이 없는 합리적 제도로 미국인은 지난 200년 이상 생각해 왔다.
지난 세기 말, 일본 군부나 나치, 소련등의 몰락에서 보았듯이 총구로부터 나온 권력의 종말의 원인이 예외없이 견제없는 힘의 남용에서 비롯된 자살행위였다는 사실은 그리 놀랄 일이 못된다. 총구가 아니라 인민의사의 종결점인 투표함으로부터 나온 미국대통령의 권력은 필요 이상으로 막강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불능의 힘도 아니다. 권력의 집중화와 집단에 의해서가 아니라 상대적 견제와 균형에 의해 조정됨으로써 최선의 정부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미국헌법정신이고 이런 법의 의지에 따르는 미국 민주주의는 미국인이 먹는 건강음식이고 타협과 조율은 맛을 내는 좋은 양념이 되어 강한 미국을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국민의 권리를 지켜주고 관리의 힘을 견제하며 부패를 도려내는데 앞장서는 건전한 언론기관은 민주 발전을 약속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느 당을 지지하든 투표에 적극 참여하여 정치 소신을 나타내야 할 것이며 한편 통일된 한반도에서의 최고 권력도 자유의사에 의한 ‘투표함’으로부터 나와야 되는 연장선상에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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