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투표일까지 불과 300여 시간이 남아있을 뿐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25%이상은 아직도 표를 줄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거나, 마음에 두었던 후보의 교체를 고려중이다.
퓨리서치센터가 25일 내놓은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미국의 현상태에 만족감을 느끼는 반면 차기 지도자감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느낀다.
유권자들의 이같은 정서가 반영된 판세는 팽팽한 균형을 유지한채 그대로 굳어버렸다.
투표일을 10여일 남겨둔 상황에서 민주당의 앨 고어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후보는 다시 원점승부를 벌여야 한다.
고어는 상대에 비해 한수 위로 평가받는 정책공약들을 마무리 승부수로 뽑아들었다.
미주리주에서 열렸던 세 번째 대통령후보 TV 토론회 이후 그의 유세스타일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전에는 자신의 성격과 품성을 부각시키려고 애썼지만 요즘에는 완전히 대형 공약에 초점을 고정시켜 버렸다. 소셜시큐리티, 의료보장, 교육이 그의 막판 단골메뉴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면 유권자들의 선택기준에서 품성에서 정책쪽으로 기울어지기 마련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정치평론가들은 고어가 선거막판에 둔 가장 절묘한 수는 이번 선거를 미국의 번영에 관한 유권자들의 심판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뭐니뭐니 해도 유권자들의 최대관심사는 경제다. 이 점에 착안한 고어는 차기대선을 경제 선거로 규정함으로써 클린턴에 대한 부정적 기억을 최소화하면서 현재의 번영을 이끈 과거의 공로를 상기시키고 미래에 대한 기대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반면 부시는 결정적인 마무리구를 결정하지 못한듯한 인상을 준다.
그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장애물은 국정운영에 필요한 경험과 식견을 갖추지 못했고 지나치게 있는 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인상을 풍긴다는 점이다.
부시는 10여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이미 굳어버린 유권자들의 이같은 인식을 털어내기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대신, 그가 선택한 전략은 고어의 노회함과 자신의 신선함을 극명히 대비시키는 것이다. 그는 고어와 맞붙은 토론회에서 사실상 2:1의 열세를 보였다. 정책제시 및 설명 능력에서 뒤졌지만 신선하고 비전이 있다는 평가에 힘입어 오히려 지지율을 끌어올릴수 있었다. 그의 마무리전략은 여기서 나왔다.
부시는 요즘 고어를 "큰 정부를 지향하는 전형적인 워싱턴 정치인"으로 묘사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자신의 약점인 식견과 경험부족을 상대와의 대비를 통해 신선함으로 포장하려는 시도다. 공약도 감세보다 소셜시큐리티 개혁에 초점을 맞춰 대중적인 면모를 보이려 애쓴다. 하지만 승부구를 던지지 못하는 투수처럼 그는 어쩐지 불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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