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를 수일 남겨 놓은 시점에서도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살얼음판이 계속됨에 따라 현직 클린턴 대통령의 효용가치를 둘러싸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고어 민주당 후보가 부시 공화당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뒤쫓고 상황이어서 ‘클린턴 카드’의 유용론은 부쩍 힘을 얻고 있으며 클린턴 대통령 스스로도 부동표 흡수에 한몫 거들 수 있다며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당내외의 반발 때문에 상황이 그리 간단치만은 않아 보인다. 우선 고어 후보가 클린턴 대통령의 선거판 등장을 썩 내켜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내키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막고 있다는 편에 가깝다.
비록 부시 후보에 약간 뒤져 있지만 카리스마가 뛰어난 클린턴 대통령을 끌어 들였다간 그의 그림자에 깔려 판을 완전히 그르칠 공산이 매우 크다는 판단에서다. 더욱이 클린턴 대통령의 성추문 전력이 일부 유권자에게는 오히려 감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꽤 설득력을 지니고 있어 고어 후보로서는 신중을 기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부시 진영에서도 ‘클린턴 카드’가 화두에 오르자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즉각 반격에 나서 "고어 후보가 얼마나 취약한 지도자인가를 반증하는 사례"라고 몰아붙였다.
클린턴 대통령은 그러나 현직 대통령으로서 고어 후보에게 도움이 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며 자신의 역할을 고집하고 있고 당내 일부에서도 클린턴 대통령이 나선다면 격전지에서 고어 후보에게 힘이 될 뿐 아니라 의회의 다수당을 되찾는 데에도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백악관과 고어 진영은 이에 따른 불협화음을 조율하기 위해 지난 주말 선거전략 회담을 갖고 클린턴 대통령이 일단 캘리포니아, 루이지애나, 켄터키, 아칸소에서 지원 유세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고어 진영이 클린턴 대통령의 지원을 비경합지로 제한하려는 것은 앞서 든 이유들 때문으로 지난주 클린턴 대통령의 미시건행 계획은 보기 좋게 퇴짜를 맞았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끝까지 판세 역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클린턴의 격전지 나들이도 최후 수단으로 동원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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