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인 레스링부원들 뉴욕주립대 존 리 마구 때려
한인학생 존 리는 자신의 생애중에서 가장 끔찍했던 순간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그저 끊어진 필름처럼 단편적으로 뇌리에 남아있을 뿐이다.
이군이 기억하는 것은 뉴욕주 빙햄턴에 있는 뉴욕주립대학(SUNY) 기숙사계단에서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던 장면이다. 그 다음의 기억은 병원이었다. 두개골 골절로 의식을 잃고 치료를 받았던 것이다.
지난 2월 이군은 다른 세 명의 동양친구들과 함께 있다가 대학 레슬링부 소속 3명에게 공격을 당했다. 레슬링부원들은 이들을 헤딩, 발차기등으로 폭행하면서 "이 빌어먹을 중국놈들아. 이거나 먹어라"라는 인종적인 욕설을 퍼부었다.
"모든 것이 인종차별에서 비롯된 것이다. 내가 증오범죄의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19세의 이군은 이렇게 치를 떨었다.
지난 10년간 미국내의 동양계 인구는 무려 43%나 증가, 현재 1,100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소수계 가운데 가장 빠른 인구증가 속도다.
하지만 동양계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군 케이스와 같은 인종폭력사건 발생율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 민권단체연합의 한 최근 통계에 따르면 동양계들에 대한 폭력은 지난 1993년의 335건에서 작년엔 486건으로 증가했다.
근래들어 발생한 일련의 동양게 폭행사건은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9월 볼티모어에서는 버스를 기다리던 50세의 라오스인이 두 명의 10대 청소년들에게 몽둥이로 구타를 당했다. 동부의 명문 코넬 대학에서는 최근 6주 동안 동양계 여학생 폭행사건이 세 건이나 발생했다.
"동양계의 미국에서의 사회역학적 즉, 위상변화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폭력의 양상은 점점 더 치명적으로 변하고 있다"
아시안 아메리칸 법률 및 교육기금의 변호사 신옌링은 분석한다.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동양계에 대한 인종범죄가 대부분 당국에 신고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제를 야기시키는 것을 꺼리는 문화적 특성 때문에 피해자는 선뜻 나서지 않고 설사 신고를 한다고 해도 경찰보다는 자신이 속해있는 커뮤니티에 호소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군과 기숙사 계단에서 함께 폭행을 당한 세 명의 동양학생들 가운데 두 명은 신원을 밝히기 거부했다.
이군도 이번 사건으로 자신이 언론등에 노출되는 것을 꺼렸다.
"나는 그냥 이번 일을 뒤로 하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길 원한다"
때로는 경찰이 사건의 인종차별적 측면을 포착하지 못하기도 한다.
연방수사국(FBI)의 동양게 폭행사건통계가 아시아계 미국인 민권단체가 집계한 숫자보다 항상 낮게 나오는데 이것은 FBI통계가 폭행, 살인등 강력사건들만 접수할 뿐 위협이나 인종적인 욕설등은 포함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동양계는 소수계 중에서 초고속으로 성공하는 집단’이라는 고정관념도 반 아시안 감정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SUNY 동양계 학생회의 리잴린 자발라회장은 흑인 및 라틴계 학생들에게 이군 사건 항의집회를 함께 열자고 제의했다가 전혀 예상치 않았던 반응에 깜짝 놀랐다.
"흑인이나 라틴계 학생들은 우리 동양계를 소수계로 여기지 않는다. 동양계는 모두가 성공적이기 때문에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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