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나흘 남겨둔 상황에서 조지 W. 부시 공화당 대통령후보의 음주운전 체포전력이 불거지자 부시진영은 여론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운채 비상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부시의 측근참모들은 이 문제에 어떤 방향으로 접근해야 할지 방향을 잡지 못한채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24년전에 일어났던 일을 정면으로 다루다가 공연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 우려"가 있고, 그렇다고 대충 넘어갔다가는 유권자들의 신뢰를 잃을수 있다는 판단에 여론의 눈치만 살피며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민주당측도 부시에게 결정적 타격을 주기 위해 선거전 막판에 그의 음주운전 체포전력을 고의로 언론에 흘렸다는 비난을 살까 두려워 입조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더구나 이번 사건을 처음 보도한 메인주 포틀랜드 WPXT 방송국의 여기자 에린 페로에게 부시의 체포기록사본을 넘겨준 장본인 탐 캐놀리 변호사가 LA민주당 전당대회에까지 참석했던 골수 민주당원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고어진영도 내심 긴장하는 눈치다.
메인주의 주지사로 출마했던 캐놀리는 평소 친분이 있던 한 공직자로부터 "부시가 체포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전해들었다"고 말했으나 그 공직자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부시의 체포전력을 유권자들도 알아야 한다"는 제보자의 요청에 흥미를 느낀 캐놀리는 메인주 총무처의 기록을 뒤져 관련 문건을 찾아냈다고 했다.
캐놀리는 법원에서 한 판사와 부시의 전과기록 처리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는데 우연히 대화내용을 듣게 된 법정경관이 페로에게 이같은 사실을 귀띔해 주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공화당측은 "24년전의 문건을 일부로 찾아낸 민주당 골수지지자가 이를 그대로 사장하려 들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여론의 역풍을 피하기 위해 우연을 가장, 방송사 기자에게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정보를 흘렸다는 시각인 셈인데 부시 역시 "의심가는데가 있다"는 말로 민주당의 ‘공작’에 의혹서린 눈길을 보냈다.
2일, WPXT를 통해 첫 보도가 나간지 두시간만에 긴급 기자회견을 가진 부시는 "한때 과도한 음주가였다는 사실을 유권자들에게 이미 밝힌바 있다"며 "1986년에 술을 끊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알코올은 단 한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후사정이야 어쨌든 부시로서는 이미지에 손상을 입었지만 고어 역시 역풍을 경계해야 할 피곤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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