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시각
▶ (조프리 위트크로프트, 월스트릿저널 기고)
1932년부터 1959년까지 아일랜드 수상을 지낸 이몬 드 발레라는 가장 성공적인 20세기 정치인중 한명이었다. 그런 그도 선거에서 패배, 잠깐 수상직에서 물러나게 됐을 때는 “국민 자신이 정확히 국민의 뜻을 밝히지 못했다”고 푸념했다.
지금 부시나 고어 둘중의 하나도 비슷한 심정일 것이다. 선거에서 져 본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이같은 경험을 해 본 적이 있다. 입으로는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 들이겠다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국민이 뭔가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한다.
1997년 영국의 토니 블레어가 총선에서 이겼을 때 총 득표율은 5년전 선거 때보다 적은 43%에 불과했다. 영국민들이 그에게 특별한 애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18년간의 보수당 장기집권에 싫증이 났기 때문에 노동당에 표를 준 것이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 적이 있다. 1952년 선거에서 아이젠하워가 이긴 것은 미국민들이 아이젠하워를 좋아해서라기 보다는 20년간 민주당이 집권했으면 이제 갈 때가 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해 상반된 감정을 갖고 있다. 윈스턴 처칠은 민주주의는 다른 모든 제도를 빼고는 최악의 제도라고 말한 적이 있다.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은 민주주의를 하는 척했지만 결국 독재국가로 전락했으며 히틀러도 민주적인 방법으로 집권했다. 문제는 이론이 아니라 이를 어떻게 현실화하느냐다.
1945년 처칠이 2차대전에서 영국을 승리로 이끌고도 총선에서 참패, 수상직에서 물러나게 됐을 때 부인이 이것이 “숨겨진 축복”(blessing in disguise)이라고 위로하자 “철저히 숨겨졌군”(it seems quite effectively disguised)이라고 투덜거렸다는 일화가 있다. 두 대통령 후보의 부인들은 남편이 패배하더라도 억지로 위로하려 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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