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R&B를 하는 제대로 가수는 많지 않다. 진한 소울감 대신 바이브레이션만 흉내내다 어설픈 ‘R&B풍’의 발라드가 되어 버리기 일쑤다. 그러나 박화요비(19ㆍ본명 박미영)의 R&B에는 ‘원판’의 질감이 살아 있다. 신인, 열 아홉이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놀랍게도 그는 미국에서 단 하루도 살아본 적이 없다. 미군부대에 근무하는 아버지 덕에 어렸을 때부터 팝을 많이 들었을 뿐이다.
태교음악이 스콜피언스의 ‘Still Loving You’일 정도라고 한다. 게다가 중학교 1학년 때 들은 머라이어 캐리의 노래는 엄청난 각인효과를 남겼다. "그 이후 저는 R&B를 하게 됐어요. 아이들이 말을 배울 때 ‘엄마’ ‘아빠’를 처음 듣고 우리말을 하는 것이랑 똑같죠."
그의 R&B는 훈련된 것보다 타고난 쪽에 가깝다. 예명조차 화요일날 지었다는 의미에서 ‘화요’에 R&B의 ‘비’를 붙였다. 사실 그는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 10여년 동안 클래식을 공부했다.
그러다 고교 2학년 때 포항MBC ‘별이 빛나는 밤에’노래자랑에서 장원으로 뽑혔고 데뷔를 제의받았다. "부모님이 반대 많이 하셨지요. 하지만 최고의 R&B가수가 되겠다는 열정이 막 솟아나더라구요. 클래식을 할 때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진로를 바꾸어 동덕여대 실용음악과에 진학했고, 데뷔 4개월 만에 1집 앨범 10만장 판매라는 기록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라이브 가수다.
하지만 노래 부르는 게 본업인 가수에게 ‘라이브 가수’라는 훈장을 붙이는 게 너무도 이상하다고 한다.
"방송에서 MC들이 ‘대단하네요, 라이브도 하고.’라고 놀란듯이 말해요. 방청객들이 ‘와’하고 감탄하더라구요."
이제는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것 뿐 아니라, 파열음을 차단하는 팝스크린의 각도와 길이까지 신경을 쓴다. 노래를 하면 할수록 사운드에 민감해진다는 것이다. 점점 ‘프로’가 돼 가고 있다는 증거다. 욕심도 많다. "이은미 선배 같은 카리스마가 없어 걱정이예요.
무대를 장악할 수 있는 파워를 갖고 싶어요."
뚜렷한 음악적 주관, 성숙한 목소리와는 달리 ‘까르르’하는 웃음소리는 영락없는 열 아홉 신입생이다. ‘제 꿈은 신사임당 같은 현모양처예요, 빨리 연애해서 결혼하고 싶어요’라고, 거침없이 말하기도 한다. 방송에서 ‘사실은 이렇게 말하라고 했는데요.’하며 ‘각본’을 얘기해 버릴 정도로 솔직하고 순수하다.
지금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24~ 26일(오후7시30분) 대학로 라이브극장에서 열리는 첫 콘서트. R&B뿐 아니라 보사노바식으로 편곡한 타이틀곡 ‘Lie’와 스탠더드 재즈곡 ‘Somewhere Over the Rainbow’와 ‘Kissing a Fool’등을 들려줄 생각이다. "너무 기뻐요, 진정한 ‘무대 위의 환희’는 콘서트를 해 봐야 알 것 같아요." 080-538-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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