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비치와 브로워드 등 수검작업을 진행중인 플로리다주 일부 카운티의 개표위원들이 오락가락하는 유효표 산정기준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소송이 난무하는 양진영의 첨예한 대립의 틈바구니속에서 수검작업을 강행중인 개표위원들의 심리적 부담감과 육체적 피로로 거의 파김치가 된 상태. 여기에 유효표 기준마저 흔들려 그야말로 총체적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다.
가장 최근의 혼란은 2명의 민주당원과 1명의 공화당원으로 구성된 브로워드카운티의 개표위원들이 19일 만장일치로 유효표 산정기준을 확대하면서 빚어졌다. 이들은 투표기로 구멍을 뚫게 된 지지후보 기표난의 세쪽 귀퉁이가 그대로 붙어 있는 표는 물론 특정후보 기표난에 철필로 구멍을 뚫으려 시도한듯한 흔적을 지닌 이른바 ‘임산부표’도 유효표의 범주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제까지는 완전히 구멍이 뚫어지지 않은 기표지의 경우 한쪽 귀퉁이만 붙어 있는 표에 한해 유효판정을 내리기로 했으나 개표위원들간의 합의로 규정을 바꿔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수검표를 진행키로 한 셈이다.
브로워드 카운티가 유효표 기준을 확대하자 팜비치카운티도 여기에 보조를 맞출 태세를 취했다. 브로워드카운티 개표위원회의 결정은 민주당측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졌다.
물론 공화당의 부시진영에선 "예상했던 것보다 표가 나오지 않자 재검표에 운명을 건 민주당이 개표위원들을 움직여 멋대로 유효표기준을 바꾸었다"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공화당원들은 수검표 과정에서 떨어져 나간 천공밥이 개표상황실 바닥에 수두룩하게 쌓였다며 이들중 일부를 증거물로 수거하기도 했다. 공화당 참관인들은 기표난이 완전히 떨어져 나가지 않은 투표용지를 민주당 개표위원들이 슬쩍 털거나 문질러 천공밥을 제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증거를 없애기 위해 일부 개표위원들이 천공밥을 주워 몰래 삼키는 광경까지 목격했다"고 아우성을 쳤다.
이같은 설전의 한 가운데 서있는 개표위원들은 "양당의 이해가 빈틈없이 맞물린 상황이기 때문에 아무리 공정하게 수검표를 진행한다 하더라도 비난을 면키 어려운 형편"이라고 푸념했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도 남아 있다. 만약 주대법원이 이들이 적용한 것과 다른 유효표 산정기준을 발표할 경우 개표위원들은 계수수정작업을 벌이는 등 다시 한번 곤욕을 치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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