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방영된 SBS 창사 10주년 기념 드라마 <은사시나무>(극본 김수현·연출 곽영범, 제작 삼화프로덕션)는 우리 시대 가족의 의미와 삶의 무게를 되돌이켜 보는 시간을 주었다.
김수현 작가는 이제 <불꽃>과 같은 연애담보다는 <작별> <아들아 너는 아느냐>, 그리고 <은사시나무>로 이어지는 가족애를 담은 드라마를 통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물론 김 작가의 관록과 세상을 관조할 수 있는 연륜이 가족의 사랑과 갈등을 정리해서 보여줄 수 있는 이런 드라마로의 애정을 부추겼을 것이다.
어머니의 제삿날이란 설정.
사실 부모 제삿날을 제외하고 시집간 딸까지 한 자리에 모이는 날이 얼마나 되겠는가. 한평생 아내와 같이 살아온 집에서 새소리 바람소리를 듣고 혼자서 살고 있는 아버지의 눈에는 장성한 자식들이 여전히 걱정이다.
고향집을 찾은 자식들은 저마다 상처를 안고 있다. 아버지의 넉넉치 못한 월급 때문에 부모와 함께 동생들을 건사했던 큰아들. 실직한 은행 지점장이 돼 세속적인 욕심을 갖고 있는 아내와 갈등한다. 며느리가 열쇠 5개는 해올 수 있는 집이기를 바라는 아내는 의사 아들과의 관계도 삐그덕거린다.
도박에 정신팔린 남편 때문에 평생을 속썩고 살아온 개장수 큰 누나. 사위는 장모의 제삿날 마음을 고쳐먹었다며, 특유의 오지랖을 내세워 가족의 품에 파고든다. 아내를 때리는 둘째 아들. 몇번이나 장사를 들어먹고 이제 겨우 안정을 찾아간다. 의사인 세째아들.
5년전 아내와 딸을 미국으로 유학 보내놓고 혼자서 살다 아내에게 배신당한다. 그리고 노처녀 막내딸은 유부남인지 이혼남인지 모를 남자와 깊은 연애에 빠져있다.
이들이 안고있는 문제는 바로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IMF로 인한 실직 가장, 여전히 돈으로 거래되는 결혼문화, 일탈된 연애 등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있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이들을 뒤에서 말없이 지켜주는 우리의 부모가, 마음의 고향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현실의 아픔과 함께 따뜻한 위로로 보는 이들을 감싸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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