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람에겐 죽음이란 항상 자기와는 먼 거리에 있는 생각하기도 싫은 단어이다. 그리고 그 시점은 아무도 모른다. 만일에 이 세상 자기 생의 마지막 그 날을 인간들이 모두 알고 있다면 철학교과서는 다시 써져야 할 것이고 삶의 가치관이 지금하고는 판이하여 그 혼돈의 세계는 지금의 상식으로는 상상을 불허한다.
죽음이란 항상 나와는 상관없는 행사요, 생각조차도 하기 싫은 일이다. 그러다가 주위의 사람이 갑자기 중병이 들거나 가까운 친지나 가족이 세상을 떠날 때 우리는 고뇌에 찬 철학을 배운다.
고희 잔치를 3년 전에 치르신 큰 누님이 한달 전에 암 수술을 받고서야 생존의 시한을 가늠하면서 사후의 유택을 준비하여야 함을 느꼈다. 동작동 국립묘지에 줄지어 선 하얀 십자가, 알링턴 국립묘지의 꺼지지 않는 케네디대통령의 횃불 묘지, 또 뉴욕 근교의 일반 서민들의 공동 묘지. 생각하여 보니 남들의 산소에 관광차, 참배차, 또 조문으로 들러보았던 묘지가 수없이 생각난다.
이곳에 형제 자매 또 같이 늙어가는 장조카까지 있으니 가족묘지를 구입하면 죽어서도 외롭지 않겠다고 생각되어 지난달에 묘지 샤핑을 몇 군데 하고 적당한 자리를 구입하였다. 계약금을 치르고 이제는 내 땅이다 하고 다시 한번 서 보니 생과 사의 차이는 지금 이 자리에 두 발로 서 있는 것과 발밑 잔디 아래 누워있는 것의 차이라는 것 뿐이다.
입심 좋은 조카가 엄숙한 분위기를 바꿔준다. “작은아버지 우리 모두 콘도 한 채씩 샀네요” “그래, 네말이 맞다. 이 정도면 호화 콘도미엄이다”
어떤 이는 죽으면 굳이 고국으로 가서 묻히겠다고 하지만 그곳은 일년이면 서울시의 두배 세배가 묘지로 잠식된다는데 정들면 고향이라고 반평생을 이곳에서 살아왔는데 손바닥만한 반도 땅에 묻히는 것보다 공기 좋고 땅 넓은 이곳 대륙땅에 잠자는 게 고국을 위한 마지막 애국충정이 아닐까 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