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가 헬렌 카네기의 브루클린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었었다.
뉴욕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던 올해 25세의 카네기는 새벽에 발생한 화재의 연기에 질식, 숨이 끊어진 후였다.
불길을 잡은 소방대원들은 카네기의 침대옆에서 세 개의 초를 발견했다. 화재감식반은 이 초가 카네기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카네기의 죽음은 요즘 급증하고 있는 화재사고 전형의 하나다. 촛불이 주위의 커튼, 침대보등에 인화돼 재산은 물론 인명까지 앗아가는 것이다.
양초 제조업계의 연간매출은 지난 1995년 이래 무려 두 배나 늘어나 현재 23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제품 아이디어도 다양해 요즘에는 할리데이 시즌에 맞춰 에그녹 향을 풍기는 초가 있는가 하면 다윗의 별 모양의 초도 판매되고 있다.
양초 업계가 붐을 이루면서 촛불로 인한 화재 및 사망자 발생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전국적인 화재 발생건수는 지난 10년간 감소했다. 하지만 전국 화재예방협회의 최근 집계인 지난 1997년 통계에 따르면 촛불로 인한 화재는 모두 1만1,600건이 발생했는데 이것은 최근 18년내 최고치다.
뉴욕에서는 지난 1995년 다섯 명이 촛불화재로 목숨을 잃었는데 헬렌 카네기는 금년 뉴욕에서 발생한 촛불 화재의 열세 번째 희생자다.
시카고지역의 촛불화재발생도 뉴욕못지않게 심각하다.
지난 1995년 33건으로 집계됐던 시카고 지역의 촛불화재는 작년엔 60건으로 껑충 뛰었고 같은 기간 사망자도 한 명에서 여덟 명으로 급증했다.
"촛불화재는 한 특정지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전국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뉴욕시 소방 커미셔너인 토머스 본 에슨은 말한다.
지금과 같은 연말연시 시즌에는 특히 촛불을 많이 켜는 종교적 의식, 불에 잘타는 가연성 물질로 만들어진 크리스마스 장식을 많이 사용하는 것도 화재발생의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요즘 보다 심각한 것은 촛불화재의 위험이 연말뿐만 아니라 일년내내 상존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초에 매료되고 있다. 과거에는 특별한 일이 있을때만 촛불을 사용켰지만 요즘에는 연중 촛불을 켜고 있다"
시카고 소방국의 케네스 위드먼의 말이다.
이처럼 촛불의 인기가 높아진데는 연예인등 유명 인사와 잡지의 영향도 한 몫했다.
작년 시카고에서는 한 여인이 "촛불은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토크쇼 진행자의 말을 듣고 촛불을 켰다가 화재가 발생, 두 명이 숨졌다. 촛불을 켜둔채 외출했던 이 여인은 화를 면했지만 침대로 인화된 불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의 목숨을 앗아갔다.
"사람들은 촛불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이것은 큰 잘못이다. 아무리 작아도 촛불도 불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전국 양초협회의 매리언 맥더모트는 말한다.
소방관계자들은 촛불을 어린이, 애완동물, 인화성이 있는 물건옆에 놓지 말 것과 항상 안전 상식을 염두에 둘 것을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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