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과 이성재가 스타가 된 것은 박근형이라는 선배 연기자가 있었기에 가능했을겁니다." 작가 이금림씨의 말이다.
전도연과 이성재는 이씨가 집필한 일일 드라마에 박근형과 함께 출연하면서 혹독한 연기지도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사 발음부터 불분명한 두 사람에게 박근형은 호된 질책을 하면서 기본대사 훈련부터 시켰다.
많은 신인들이 외모와 대중의 기호에 맞는 이미지를 내세우며 ‘벼락 스타’가 된다. 하지만 연기력이 없으면 대중에게서 이내 잊혀지는게 연예계 풍토다. 수많은 드라마에서 신인과 중견 연기자들은 호흡을 맞추며 작업을 함께 한다. 선배가 후배에게 연기지도하는 법도 각양각색이다.
대사나 표정연기를 어떻게 하는 지 상세하게 일러주는 교수 스타일이 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MBC주말극 ‘엄마야 누나야’ 에서 김소연의 어머니역을 맡은 장미희가 대표적인 경우다. 장미희는 대본 연습장과 녹화장에서 김소연을 비롯한 후배들에게 일반 연기론에서부터 극중 대사의 톤, 액션의 크기 등을 일일이 지도해준다.
김소연은 "장미희 선배와 처음 작업해봤는데 자상하게 연기지도를 해주세요. 대연기자이니까 많이 배우려고 해요" 라고 말한다. 교수 스타일로 후배들에게 연기 지도를 하는 사람은 최불암 임현식 박원숙 주현 등이다.
SBS 수목 드라마 ‘여자 만세’ 의 녹화장에선 후배들의 시선은 김영애씨에게 쏠린다. 김영애는 올해로 연기생활 30년에 이르지만 여전히 화장실을 갈 때도 대본을 들고 다니며 대사 연습을 한다. 그는 지난해 SBS 주말극 ‘파도’에서 암으로 인한 고통으로 방을 뒹구는 장면을 연기하면서 실핏줄이 터져나가는 것도 모르고 연기에 몰입했다.
김영애는 연기가 끝나고 병원으로 향했다.
김영애는 혼신의 연기를 하는 솔선수범형이다. 김영애와 함께 출연했던 정웅인은 "김영애 선생님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전율이 느껴져요. 후배들에게 연기에 대해 아무 말 않지만 김 선생님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저렇게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라고 말했다. 나문희 김혜자 반효정 고두심 등이 솔선수범형 연기자들이다.
후배 탤런트들에게 박근형은 ‘독사’라는 악명을 지니고 있다.
연기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그는 엄한 아버지 스타일이다. 올초 방송된 MBC 일일극 ‘날마다 행복해’ 녹화장에 후배 연기자들이 늦자 불호령을 내리면서 약속시간에 도착하지 않는 연기자들에게 벌금을 물린 일화는 이를 단적으로 설명해준다.
박근형은 드라마에 투입되면 가능성이 있고 배우려는 열의가 있는 후배들에게 더욱 혹독하게 연기 훈련을 시킨다. 연기지도하면서 그는 욕도 서슴지않는다. "후배들이 잘 해야 연예계가 발전할 수 있어요. 전도연은 꾸중하니까 울어요. 울면서도 이 악물고 시킨대로 연기연습을 해서 속으로 보람을 느꼈지요." 이순재 김수미 강부자 등이 엄부형에 속한다.
하지만 선배들의 지도에 고마워하고 배우려는 탤런트보다는 그렇지 않는 신세대 연기자들이 더 많다. "대사의 장단음 처리 문제로 두 세 시간을 논쟁하면서 연기에 고민했던 분위기는 이제 보이지 않아요. 선배들이 아무리 연기력을 강조해도 들으려는 후배들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연예계에 대한 이순재의 개탄 섞인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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