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과 함께 되돌아본 스포츠2000
▶ 송년시리즈... 박찬호
9초·8초·7초·6초…
여느해와 다른 들뜬 마음으로 초를 헤아리며 기다렸던 새 천년 첫 해가 어느덧 서녘 하늘 끝자락에 걸려 있다. 매년 이맘때 달려온 길을 돌아보면 매사 그렇듯이 스포츠 무대에 남겨진 2000년의 흔적들도 다사다난, 그 한마디로 담아내기엔 부족할 만큼 숱한 얘기들을 껴앉고 있다. 그중 기억의 저편으로 그냥 흘려보내기 아까운 마디굵은 얘기들을 골라 사진과 함께 되돌아본다.
올해 초 코리안 특급 박찬호(LA 다저스)가 보너스를 포함해 연봉 425만달러에 1년 계약을 맺었을 때 ‘쇤네’들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혹은 1년 12달로 나눠보며 혹은 뿌리는 공 하나에 얼마고 삼진아웃 한명 잡아낼 때마다 얼마인지 따져보며 잡히지 않은 감을 잡아보려 시간을 축내기도 했다.
그러나 1년 도 채 지나지 않은 요즘 박찬호가 내년 몸값으로 그 2배 3배를 받는다 해도 놀라워할 이는 아무도 없다. 마운드에서, 때로는 타석에서까지 쌓아올린 그의 공든탑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2000년은 그야말로 박찬호의 박찬호에 의한 박찬호를 위한 한해였다. 적어도 그가 뿌려대는 공 하나하나에 함께 웃고 함께 가슴을 쓸어내린 팬들에게는.
지난 94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 언저리에 발을 들여놓은 박찬호는 해마다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더니 올해 34게임에 선발로 등판해 20승에 불과 두걸음 모자란 18승(10패)을 거뒀다. 방어율은 3.27.
그의 우상 오럴 허샤이저(10게임. 1승5패, 방어율 13.14)나 입단동기이자 최근 5년 5,500만달러에 재계약한 대런 드라이포트(32게임, 12승9패, 방어율 4.16)는 말할 것도 없고 메이저리그 사상최초로 억대몸값 시대를 연 제1선발 케빈 브라운(33게임, 13승6패, 방어율 2.58)마저 멀찌감치 따돌린 다저스 1등투수였다. 리그 전체를 보아도 손가락에 꼽히는 풍작임은 물론이다.
여름을 거치면서 타오르는 기세로 승수쌓기에 돌입한 그는 특히 시즌 고별전을 데뷔이래 첫 완봉승으로 장식한데다 타석에서는 승리확인 홈런포까지 쏘아올리는 등 드라마와도 같은 피날레를 선보였다.
그러나 그는 아직 ‘만개’하지 않았다. 앞으로 더 꽃피워야 하고 또 능히 그럴 수 있다. 마의 20승 고지·꿈의 플레이오프 마운드·후보에만 꼽혔다 물러선 사이영상 등등. 그래서 그는 오늘도 쉬지 않고 뛴다. 보다 풍성한 내년 수확을 벼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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