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과 함께 되돌아본 스포츠2000
▶ 송년시리즈 김병현
올해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 가뿐하게 승리를 낚은 박찬호(LA 레이커스)는 정작 페넌트레이스가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한 뒤부터 한참동안 안타까운 헛손질을 계속했다. 바로 그 즈음 한인 야구팬들이 한숨을 멎고 다시 열광케 한 히어로가 등장했다.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듬성듬성 여드름이 채 가시지 않은, 어딘지 꺼벙해보이는 이 소년같은 사나이는 볼을 쥔 오른손이 마운드를 스칠 듯한 꽈배기 피칭모션부터 우선 눈길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잠수함이니 방울뱀이니 하는 애칭도 그래서 붙여졌다.
볼의 위력은 더욱 괴이했다. 부웅 떠오르다 뚝 떨어지고, 안쪽으로 바깥쪽으로 휘어지고, 굴러가는 듯 낮게 깔려가다 어느새 솟아올라 스트라익 존을 훌쩍 통과하고. 타자들은 방망이를 휘두르는 대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물러나기 일쑤였다. 오죽했으면 어떤 타자는 ‘병 킴’을 메이저리그에서 추방시켜야 한다고까지 했을까.
그러나 좋은 일과 궂은 일은 동반자라 했던가. 전반기 막판 그가 손목부상으로 맘먹은 볼을 맘먹은 곳에 뿌리지 못하면서 난공불락 잠수함투는 줄매를 맞기 시작했다. 한때 ML 사상 최고 소방수로 손색없다던 그는 D백스에서도 마이너리그팀으로 강등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시즌결산 성적표는 61게임에 등판, 70과2/3이닝을 던지며 6승6패14세이브, 방어율 4.46. 홈런 9개를 포함해 52안타를 얻어맞고 볼넷 46개를 내줬다. 200개 돌파는 무난하리라던 삼진아웃은 111개에서 멈춰섰다.
시즌 뒤 한국에서 지내온 김병현은 좋다 만 올해의 실험을 교훈삼아 내년에 진짜 BK피칭을 보여주겠다며 휴가를 앞당겨 중단하고 다음달초 미국으로 날아온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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