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대학 남학생비율 44%...명문대는 제외
요즘 미국에서는 남학생들의 대학 기피현상이 심화되면서 많은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다.
멕 들롱은 조지아주 게인즈빌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고등학교 시절, 그녀의 목표는 오로지 유리한 조건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었다. 같은 또래 여학생 친구들도 대학진학을 목표로 고등학교를 다녔다.
그런데 이 학교의 남학생들은 사정이 달랐다.
남학생들은 교실에서 얌전히 공부하기 보다는 밖으로 나도는 활동적인 것을 선호했다.
"많은 남학생들이 공부는 여학생이나 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그들은 매우 똑똑했지만 스스로를 바보로 만들었다. 심지어, 선생님들도 이런 추세를 묵인하는 경향이 있었다"
들롱은 말한다.
현재, 그녀는 조지아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전공 중이다.
들롱이 공부하는 프랑스어 클래스의 학생 가운데 61%는 여학생들이다. 그런데, 클래스에서 대개 여학생들이 토론을 압도하는 반면, 남학생들은 조용히 앉아서 구경이나 하는 것이 고작이다.
문제는 남학생들의 대학 기피현상이 미국 전역에서 보여지는 보편적 현상이라는데 있다.
대학에서의 성별 갭도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사실, 지난 70년대 말까지만 해도 남학생들의 비율이 더 높았었다.
그러나, 사회 각분야에서 여성평등의식이 고취되면서 대학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리고, 80년대 초반부터는 대학에서도 남녀학생 비율이 균형을 이루었다.
놀라운 것은 고등교육기관에서 남학생 등록비율이 1992년 이후부터 하강곡선을 긋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미국전역에서 대학학부의 남학생 비율은 44%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 비율이 오는 2010년에는 42%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이같은 현상는 대학행정 담당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이슈로 등장했다.
급기야, 일부 사립인문대학들은 남학생들의 입학을 유리하게 하는 특차조항을 신설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왜 대학에 남학생들이 부족한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몇가지 사실 및 이론들이 지적되고 있다.
먼저, 남학생들이 대학학위가 필요없는 하이테크 직업의 유혹에 더 쉽게 반응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빌 게이츠 신드롬"이라 표현한다. 게이츠가 대학을 중퇴하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차린 사실을 빗댄 말이다. 그러나, 정작 하이테크 기업들은 미국내 노동인력의 9%만을 고용하고 있다.
보다 더 큰 이유는 지난 10년간 지속된 미국경제의 호황과 유례없는 고용창출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이 대학진학보다는 조건이 좋은 전문직 분야로 직행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항공기 정비사를 비롯, 전화회사, 발전소 같은 전문기술 분야로 취업했다. 이들은 대학에 진학한 친구들이 학자금을 빌려쓰며 공부하는 동안, 평균주급 850달러를 받으며 일찌감치 사회생활에서 기반을 잡는다.
일부 사회비평가들은 학교교사들 중에 남학생들을 위한 역할모델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이 밖에, 사회 전반에서 남학생들 가운데 반지성적 무드가 팽배해져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특히, 대도시에서는 남학생들이 여학생에 비해 범죄와 갱단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경향이 크다.
연방정부 자료에 따르면, 1970년부터 1996년까지 미국내 남자들의 대학학위 취득비율이 19% 상승한 반면, 여자들의 취득비율은 무려 7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모든 대학들이 남녀학생 수급불균형 문제를 겪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지명도 높은 일류 단과대학 및 종합대학들에는 남녀학생 지원자가 몰려들고 있다.
최근 제클린 킹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남녀 대학생 비율편차는 흑인가정이 여자 63% 대 남자 37%, 히스패닌 가정은 여자 57% 대 남자 43%, 그리고 백인 저소득층 가정은 여자 54% 대 남자 46%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백인중산층 출신 학생들의 대학진학 비율은 남녀균형을 이루어 대조를 보였다.
급기야, 일부 사립인문대학들은 더 많은 남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남학생 우대정책을 들고 나섰다.
펜실베니아주 칼라일 소재 딕킨슨 칼리지는 남학생 신입생 비율이 지난해 36%에서 올해는 43%로 크게 상승했다. 대학당국이 남학생들에게 특혜를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가 여학생들의 집단적인 반발로 이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7월, 조지아 대학은 남학생 우대정책 때문에 입학이 좌절된 일단의 여학생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패배한 바 있다.
일부대학들은 이런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보다 지능적인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면,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은 남학생들 가운데 인기가 많은 과학과 수학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하고 남학생들에게 손짓한다. 또, 여학생 비율이 60%에 육박하는 시카고 소재 드폴 대학은 고등학교 졸업반 남학생들에게 특별 우편물을 별도로 내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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