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MTV의 ‘리얼 월드(Real World)’라는 프로를 처음 봤을 때 ‘뭐 저런 프로가 다 있지, 재미도 없는 데’라고 생각했다. ‘리얼 월드’는 서로 처음 만나는 남녀 젊은이를 6명씩 선정, 6개월 동안 한 집에 살게 하면서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그대로 담는 ‘실화 방송’, 즉 ‘리얼리티 TV’였던 것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이들 젊은이들이 사이좋게 지내다가 나중에 가서는 적이 되면서 서로 물고 뜯으며 싸우는 것이었다.
이 프로는 런던, 시애틀, 마이애미 등을 거쳐 이제는 뉴올리언즈에서 촬영됐다. 각 에피소드가 방송되면서 출연자들끼리 사랑에 빠지는가 하면 어떤 남성들은 이 프로를 통해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결혼식까지 올렸다. 또 최근 뉴올리언즈편에서는 몰몬교도이자 브리검영 대학 여학생이 학교로부터 남녀혼숙이 문제돼 퇴교조치를 당했다. 이제는 미국전반 사회문제로까지 떠오른 것이다.
방송사들은 이 ‘리얼리티 TV’에 재미를 봤는지 작년에는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법’을 비롯 ‘생존자’ 시리즈와 급기야 6명의 남녀 커플과 다른 20명의 선남선녀들을 벨리즈라는 휴양지에 내려놓고 누가 바람을 피우나 안 피우나로 주제를 정했다. 이들 프로는 급기야 ‘백만장자가 되는 법’ 퀴즈쇼를 제치고 시청률 갱신 행진을 하고 있다.
물론 이 리얼리티 TV들의 부작용은 참가자들의 사생활 들추기이다. ‘생존자’ 첫 편의 당선자는 게이 남성이었다. 또 이제는 ‘유혹의 섬’ 출연자 중 흑인 커플이 사실은 아이가 있다는 사실과 ‘생존자’ 2탄의 전직 교도관이 양아들과 동거를 했다는 점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관음증은 한국의 백지영 비디오와 사뭇 다른 점이 있다. 리얼리티 TV 출연자들은 모두 자신을 상품화하고 사생활 노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 자신들의 TV 출연으로 돈을 받는 점 등이다. 이제는 이들 프로가 스타 등용문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뉴욕 한인사회에서도 백지영 비디오 이야기가 들려온다. 누가 누가 어떻게 봤다는 둥…. 미국의 리얼리티 TV와 백지영 비디오는 분명 차이가 있는 데…한국인의 비뚤어진 관음증이 뉴욕에서도 별 여과없이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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