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남의 일이 다 내 일이 될 수 있다. 국가적으로 보아도 다른 나라 IMF 를 남의 나라 일처럼 여겼던 것이 우리 나라에도 불어닥쳐 대량실업자가 속출되고 나라 재정이 엉망이던 때가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 문제가 일어날 때 우리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그 나라가 겪던 경제적 어려움이 우리의 것이 되어 그렇게 심한 고통을 겪으리라고는 누구도 예측 못했다.
개인적으로도 나 아닌 다른 노인이 너싱홈에 가서 외로워하고 힘이 빠져있는 것을 보면 언제나 남의 일처럼 생각되던 것이 내 앞에 다가와 그 노인이 갖고 있던 외로움과 서글픔이 자신의 것이 되리라고는 생각 못하는 것이다. 가정의 자녀문제나 부부문제도 다 그렇고 천재지앙으로 일어나는 모든 사고나 사건 등도 다 마찬가지이다. 이런 것은 모두 내가 멀쩡할 땐 남의 일처럼 생각되기 쉬운데 언젠가는 예기치 않게 내 것이 될 수 있다. 느닷없이 죽는다거나 크게 다치는 일들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타인이 당하는 어려움과 고통을 절대로 내 일이 아닌 양, 즐거워하거나 손가락 질 해서는 안될 일이다. ‘누구누구가 이혼했대’ ‘아무개가 바람났대’ ‘누구누구가 급사했대’ ‘아무개 아들이 문제아래’ ‘누구네 집 딸이 가출했대’ 사람들은 특히 남의 잘못된 이야기하기를 즐겨한다. 그러나 살다보면 이런 일들이 묘하게도 자신의 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사람들은 어떻게 나에게 그런 일이.. 혹은 ‘내 남편, 내 아내가, 혹은 내 딸, 내 아들이...’ 하면서 경악을 금치 못한다.
건강이나 가정, 자녀, 사업적인 것들. 이것은 누가 누구를 비난할 수 없는, 절대로 단언해서는 안될 문제이다. ‘누구누구가 사기를 쳤대’ ‘도둑질을 했대’ 이런 말들은 우리가 조심하면 얼마든지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나 운명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어떻게 인위적으로 할 수 없는 문제이다. 관 뚜껑을 닫기 전에는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일이다. 절대로 입찬소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저 사람이 어떠 어떠하면 내 손가락에 장을 지지겠다’ 라고 맹세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정도까지 말을 하고 보면 반드시 손가락에 장 지질 일이 생기는 수가 있다.
타인의 흉을 보게 되면 그게 나와 내 가정의 일이 되는 수가 있다. 친구 집 아이가 40살이 돼도 출가를 않는 것을 보고 그 나이가 되었어도 장가나 시집도 못 가고, 또 못 보낸다고 흉을 보던 어떤 집 부모가 40이 넘었어도 아직까지 짝을 못 찾아 혼사룰 못 치르고 있는 자신의 아들, 딸을 보고 ‘내 집 아이들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하는 부모도 없지 않다. 우리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고 한 순간도 피해가기 어려운 인생을 살고 있다. 함부로 누구를 비방해서는 안 되는 입장이다.
‘그 집은 매일 우환이 안 끊어져’ ‘그 사람은 매일 병치레야’ 하던 말들이 살다보니 다 남의 것이 아니라 내 것이 되기도 한다. 한인들 중에는 남이 잘되는 꼴을 못 보는 성격으로 타인의 어려움에 오히려 ‘잘 됐다’ 박수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삶의 진리를 원천적으로 깨닫지 못한데서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제 3자의 고통이나 슬픔을 화제로 일삼던 사람들이 막상 이런 문제에 부딪치면 ‘이 것이 내 일이 될 줄이야’ 하면서 탄식들을 한다. 이 중에는 얼마든지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것도 ‘설마’ 나의 것이 아닌 양 착각하다 변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이처럼 모두 내 것으로 될 수 있다. 우리말에 ‘밤새 안녕하십니까’ 라는 인사는 바로 이런 의미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잠들 때 만해도 멀쩡하던 사람이 하루밤새 안녕 못하는 일들은 우리 생활에서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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