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 다니는 길목에 큰 돌을 줄에 달아놓으면 미련한 곰은 누가 자기의 길을 막고 있다고 화가 나서 머리로 받아낸다. 그러면 그 돌은 다시 밀려갔다가 돌아와 곰의 머리를 치게 되고 더 화가 난 곰은 더 세게 받고, 이러기를 거듭하다 결국 죽게 된다는 얘기가 있다.

토끼나 여우, 너구리 등도 항상 가는 길을 다니기 땜누에 그 길목에 덫이나 함정을 파서 쉽게 잡을 수 있다고 한다.
사람도 예외가 아니어서 습관에 따라 반복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에 습관이 사람을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얘기는 어릴 때 좋은 습관이 얼마나 인격 형성에 중요하며, 한 인간의 인생 여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가를 말해 준다.

반면 나쁜 습관은 마치 독약이나 암 같아서 사람을 병들게 해서 결국엔 파멸의 구덩이로 밀어넣게 마련이다.
사람은 제각기 나름대로 취미나 운동을 즐기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건전한 취미나 운동도 지나치면 중독성의 후유증을 가져다 준다.
낚시, 바둑, 스키, 골프, 등산, 캠핑 등은 비교적 건전한 취미와 운동이지만 이런 것들에 너무 몰두해 가족과 사업, 그리고 학업에 소홀한다면 결코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다.

텔레비전이나 비디오도 적당히 본다면 유익할 수도 있지만 밤 두 세시까지 잠을 설치면서 본다면 직장과 건강에 해를 끼치게 된다.
담배 중독, 바람끼, 도벽, 방화벽, 낙서벽 등등도 정도에 따라서는 심각한 문제를 안겨다 줄 수도 있다. 알콜중독, 마약중독, 도박 중독 등은 자신과 가족 및 사회에 큰 피해를 미치는 백해무익한 나쁜 것들이다.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참 좋은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쉬지도 않고, 휴일이나 휴가도 없이 밤낮으로 일만 하는 사람들도 있다. 취미도 없고 여가도 즐길줄 모르고 정서생활은 외면한 채로 일만 하고 돈 벌기만 하는 일벌레, 돈벌레는 결국엔 건강을 해치고 정신이 균형을 잃으며 맘을 멍들게 해서 파멸로 치닫게 되고야 만다.

종교도 건전하게 믿고 따라야만 한다. 가족과 책임도 뒷전으로 팽개치고 불공이나 드리고 철야기도, 금식기도, 부흥회를 쫓아다니며 맹목적으로 믿거나 아니면 모든 것을 버리고 종교집단 안으로 들어가 맹신의 추종을 하는 신앙이라면 과연 그것이 건전한 신앙생활이랄 수가 있겠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만한 일이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는 나쁜 습관을 아예 갖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쓴 뿌리처럼 자리도 모르는 사이에 나쁜 습관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들을 과감히 잘라버리고 없애는 결단과 용기가 있어야만 하겠다.
곰처럼 스스로를 죽이는 아집과 미련을 버리고 삼국통일을 이룩한 김유신 장군이 아끼는 말의 목을 친 것 같은 혀를 깨무는 결단을 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우리의 삶이 건전하고 긍정적이며 생산적인 좋은 습관을 길러서 발고 명랑한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박 중 기 (롱아일랜드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