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세대들은 매달 14일을 ‘Fourteenth Day’의 기념일로 지내고 있다고 한다. 시작은 단연 발렌타인데이.

한국에서 여자가 남자에게 쵸코렛으로 사랑 고백을 하는 2월14일 발렌타인데이와 3월14일 화이트데이는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 된지도 이미 오래 전.

이제 ‘14일의 기념일’은 발렌타인·화이트데이 뿐만 아니라 1년 열두 달 나름대로의 기념일로 존재하고 있다.　

1월14일은 새해가 시작되는 첫 달로서 다이어리 데이.

4월14일은 발렌타인·화이트데이를 썰렁하게 보낸 사람들이 검은 옷을 입고 짜장면을 먹는다는 블랙데이. 5월14일은 애인을 못 구한 사람은 노란 옷을 입고 카레를 먹고, 연인이 생겼으면 장미축제에 가서 장미꽃을 전하는 옐로우·로즈 데이.

6월은 14일에 만난 사람들이 입맞춤을 하는 키스데이.

7월은 실버데이, 서로 은제품을 선물하는 날이며. 이날은 선배(실버)가 데이트 비용을 지불하는 날.

8월은 그린데이로 이날까지 애인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다같이 죽자는 심정으로 그린소주를 폭음하는 날.

9월은 나이트나 콘서트에 가는 뮤직데이 또는 가을하늘 아래서 사진을 찍는 포토데이로 주로 자신의 연인을 친구들이나 주변사람들에게 공식화하는 의미를 가진다.

10월은 붉은 와인을 마시는 와인데이.

11월은 오렌지 데이 또는 무비데이로 오렌지 주스를 먹거나 오렌지를 선물한다. 이것이 싫으면 영화를 보는 날이다. 이날 보는 영화는 주로 야한 영화나 공포영화가 주를 이룬다.

12월은 허그데이로 연인끼리 서로 포옹하는 날.

무엇보다도 발렌타인데이의 의미가 일본인들의 상술에서 건너왔듯 ‘14일 기념일’은 시대적 변화보다는 상술적 의미가 더욱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인상권에 4월 부활절에서 시작 12월로 이어지는 시즌별 특수가 사라진 지는 이미 오래됐다. 한인상인들이 불황의 늪을 헤어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상품개발과 더불어 시즌별 특수를 대신할 수 있는 ‘14일 기념일’ 같은 새로운 상술적 아이디어를 위해 슬기로운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