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좋은 (옛날)이야기들은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만큼 또한 그 이야기를 옮기는 사람의 삶을 빚어준다고 최근년에 미국에서 나온 책 <늑대들과 함께 다니는 여자들:야성적 여성의 원형(原形)에 얽힌 신화(神話)와 얘기들>에서 그 저자 클래리스 핑콜라 에스테스는 이렇게 말한다.
이야기 하기란 한가한 노릇 아닌 끌어내고 털어놓는 것이다. 그중 최선의 것은 내 생각에 이야기를 가슴 속 깊이 묻어온 말하자면 뿌리에서 나무가 자라듯이 삶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아, 그래서 <네가 먹는 것이 바로 너다>(You are what you eat)라 할 수 있으리라.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 믿는 것 전부 다 그러리라. 그렇다면 너 나 할 것 없이 우리 모두 볼 것만 봐야지 그리고 믿을 것만 믿어야지.
몇년 전 한국의 한 주간지에 기관원을 사칭한 청년이 순진한 처녀 150여명을 결혼을 빙자해 욕보인 후 그들을 윤락가에 팔아먹은 인신매매범 기사가 실렸었다. 또 얼마 전에는 미국 LA 지방에서 한국재벌의 아들로써 영국 옥스포드대학 출신이라며 롤스로이스 자동차를 모는 50대 남자가 결혼상담소를 통해 소개받은 여자들로부터 금품을 사취해 왔다는 기사를 읽고 그 누군가의 말이 머리에 떠올랐다.
남이 아니다. 제 자신에게 속는다는 제 잔꾀, 제 욕심, 제 허영, 공짜 좋아하고 바라는 마음, 금시발복하여 벼락부자가 되고 벼락출세 하겠다는 속물 근성 말이다. 그러니 최선의 벗도 제 자신이오, 최악의 적도 자기 자신일 수 밖에. 그 누구를 원망하고 탓할 수 있으랴.
옛부터 유유상종이라고 ‘끼리 끼리’ 어울리게 되는가 보다.
지난 여름 한 주말 뉴욕주 몬로에 사는 친척집을 방문했다가 그 집에서 키우는 닭들이 모이를 주면 다 한데 모였다가도 뿔뿔이 흩어져 흰 닭은 흰 닭끼리 누렁 닭은 누렁닭끼리 검은닭은 검은 닭끼리 모여 노는 것을 신기(?)해 하며 재미있게 살펴보았다.
과거 역사가 현재 우리의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를 가르쳐준다고 믿는 것은 잘못이라며 역사의 교훈은 더 좀 기본적인 것으로 우리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일러준다고 독일 태생 유대인으로 영국에서 교육받고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역사를 가르쳐온 조프리 루돌프 엘튼은 그의 저서 <기본으로 돌아가 : 역사연구 현 단계에 관한 숙고(熟考)>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 개인의 경험이란 한정된 것으로 일반 공통적으로 개개인의 편견이나 사리사욕 때문에 왜곡된다. 따라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이와같이 불리한 입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인간 공통의 공분모적인 안목과 성찰이다. 뭣이 가능하고 바람직한지 깊이 생각하도록.
역사는 어떤 사건이 어떤 경과로 어떻게 발전할런지 모르는 그 사태의 예측불허성을 부각시켜 보편적인 주장에 회의심을 갖게 해 준다. 수많은, 아니 너무 많은 신화(神話)를 만들어내는 장사꾼들의 만병통치약에 속아넘어가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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