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토론회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한인사회의 대표적 토론회는 한인회장 후보 합동토론회를 꼽을 수 있다.
패널토론 형식의 합동토론회는 외형상 제 모습을 갖추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진행 등 내적인 면에서는 걸음마 수준의 초보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자질이나 식견 그리고 정책능력을 가장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은 합동토론회. 성공 여부는 패널, 선관위, 후보자들에게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유권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패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돕기 위해 마련된 토론회에서 후보들의 능력과 한인회 정책 등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유권자들에게 제공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패널은 압축된 주제의 질의로 정책적 접근을 시도하며 후보들의 답변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보충 질의도 서슴치 말아야 하는 것이다.
아울러 토론회를 주최하는 선관위도 제 몫을 다해야 함은 재론할 여지가 없는 것.
선관위는 토론회의 본래 목적인 유권자의 알 권리를 충분히 보장해 준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그를 위해 패널선정, 장소 선택, 토론회 시간 결정, 진행 방법 등을 신중히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토론회에서 공정성이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후보들을 비교할 수 있는 정책토론을 펼치는 것이다. 후보들이 자신의 정책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토론 없는 토론회’가 되지 않도록 진행상 운용의 묘를 살려야 하는 것이다.
후보자들도 단발성이나 형식적 답변보다는 자신의 능력과 정책 등 평소 소신을 아낌없이 펼치는 데 진력해야 한다.
지난 27일 열린 한인회장 후보 1차 합동토론회는 주최한 선관위나 패널, 후보자들 모두가 낙제 수준이란 평이다. 짧은 시간에 다양한 주제의 질의를 퍼부어 깊이 있는 토론이 되지 못했음을 말한다. 패널들의 질문 내용은 보충질의가 없는 일회성이 많았고, 후보자들 역시 단발성 답변을 하거나 추상적인 ‘뜬구름 잡기’식이나 원론적인 답변 일색으로 이어졌다.
‘수박 겉 핥기’ 질문뿐만 아니라 핵심을 벗어난 엉뚱한 질의를 하기도 했다.
한 패널리스트의 국가미사일방위(National Missile Defense)체제 구축 의도 등 부시 행정부 정책에 관한 질문은 후보자들도 어리둥절, 참석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 후보는 “한인회에 관한 질문을 해 달라”고 선관위 측에 강력 항의하는 촌극(?)까지도 연출됐다.
토론회를 주최한 선관위의 준비와 진행도 미흡했다.
시간 제한에 쫓겨 후보자들이 자신의 정책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고 공정성의 형식에 집착한 나머지 다이내믹이 상실된 무색무취의 토론회로 진행됐다.
또한 보다 많은 유권자들이 토론회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장소 선정과 토론회 시간 안배가 부족했다는 아쉬움도 남겼다.
후보자들 역시 평가 점수가 낮기는 마찬가지.
후보자들은 평소의 소신보다는 원론적이고 형식적인 답변을 털어놓는 모습을 보였고 ‘준비된 한인회장 감’이란 인식을 심어주기에는 다소 부족했다는 생각이다.
오는 18일 한인회장 선거를 앞두고 또 한 차례의 합동토론회는 유권자들이 많이 참석한 가운데 정책토론의 장으로 펼쳐져야 한다. 후보자간의 자질을 변별하고 정책 능력을 저울질 할 수 있도록 선관위와 패널들은 철저한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후보자들 역시 준비된 한인회장 감으로서 한인 유권자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인회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마지막 합동토론회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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