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 긴 동면(冬眠) 후에 봄이 왔다. ‘봄’하면 우선 우리는 문학적인 것을 언뜻 떠올리게 된다.. 어느 시인이 노래했듯이 봄눈에는 어름이 금가고 바람이 향기롭게 느껴진다. 봄눈을 밟게되면 귀가 밝아진다는 말도 있다. 먼 산에 잔 서리가 녹기 시작, 우수, 경첩이 오게되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고 했던가.
봄이란 정녕 무엇일까. 대자연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마음속에 잠들어 있는 꿈을 하나씩 꺼내는 계절이 아닐 런지. 봄의 꿈이란 이 꺼내어진 꿈속에서 피어나게 하는 것, 바로 그 것이 아닐까 싶다. 봄이 오는 길목의 겨울은 차가운 눈을 뿌리면서 앙탈하는 모습으로 비쳐진다. 그러나 그 모든 움직임은 겨울의 강한 추위나 눈바람을 이겨내고 새롭게 태어나려 하는 생명의 약동이다. 지금은 바로 겨우내 꽁꽁 얼어붙고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서서히 펴기 시작해야 할 때다. 봄이 되었다고는 하나 몸은 계속 움츠려드는 여전히 쌀쌀한 날씨다.
그런데도 목련나무에는 벌써 봄을 알리는 듯 꽃봉오리가 조금 커진 것 같아 강한 생명력을 느낀다. 봄이란 나무의 눈도, 땅 속의 풀들도 마찬가지로 새 생명을 움트게 하는 계절이다. 자연도 그렇지만 우리 인간도 나이가 들고 아프고 하더라도 호기심을 갖고 계속 창조적인 삶을 구가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 남을 위해서 봉사한다든지, 사람을 사랑한다든지, 모든 것을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하루하루 새봄의 약동을 보듯 노력만 한다면 우리의 삶은 결코 퇴보하거나 노후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이 험난한 미국에서 살아가는 것도 다 이런 배경 때문이리라.
2월 중순부터 꽃샘바람이 불어오고 눈발이 날리고,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생명감각이 어울리는 그런 모습 속에서 봄이 확실히 왔음을 감지한다. 입춘(入春)이 된지도 벌써 한참 지났다. 봄 눈 속에서 새 잎, 새순이 강하게 무언가를 틔우려고 약동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나무들이 초롱망치질을 하는 것과 같다. 산천초목이 이렇듯 새 생명을 잉태하기 위해 봄을 맞으며 불꽃을 튕기는데 우리들의 생활도 이대로 있어선 안될 것 같은 욕망이 솟구친다.
항간에는 요즘 장사가 너무 안돼 크게 걱정이라고 야단들이다. 연말부터 지금까지 경기가 너무 얼어붙어 매상이 비 성수기인 여름 한 때 보다도 훨씬 더 못했다는 후문이다. 상인들에게 있어 겨울은 때로 이상기후나 경기변동 때문에 침체되고 쉴 수밖에 없는 매우 곤혹스러운 계절이다. 그렇다고 해서 의기소침하거나 좌절해서는 안될 일이다. 겨울이 어떠했든 시간이 가면 어김없이 나무에 물오르듯 상인들에게도 봄은 오게 되어 있다. 비즈니스 경영철학에 새로운 각오와 혁신만 있다면 앞으로 닥쳐올 험난한 파고를 얼마든지 넘을 수 있는 희망이 있다.
이번 봄에는 뉴욕한인회장 선거도 있고 여러 단체들이 새 회장을 뽑으면서 새로운 활동들을 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한인단체들도 전반적으로 대자연의 흐름처럼 봄을 맞아 새 바람, 새 물결이 일었으면 좋겠다. 한인사회도 새 회장 선거를 통해 대지에 물오르듯 묵은 껍질을 벗고 새롭게 태어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면 한다. 순수한 목적으로 일하고자 하는 진정한 일꾼이 꼭 탄생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 사회는 정말 제대로 된, 자격 있는 봉사자가 필요하다.
봄빛이 조금씩 풀무질을 하기 때문에 물이 막 올라와 인간의 생명도 마찬가지로 몸의 피를 새롭게 돋우는 느낌이다. 몸의 혈관 속으로 들어가야 죽어있던 모든 것들이 되살아나는 것처럼 새싹이 돋아난다. 이는 곧 하나의 시작이고 출발이다. 우리도 마음의 봄 샘물을 길어 올려 새 생명의 꽃을 피워 가는 것과 같이 그런 봄을 맞았으면 한다. 서둘러 긴 잠에서 깨어나 꽃피울 준비를 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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