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와 투자 이야기<19>
▶ 변재성<현대증권>
4년 전 한 선배님이 골프에 입문하려고 장비 일체를 구입했다. 그러나 아직도 머리를 얹기는커녕 클럽은 포장된 그대로 창고에 모셔져 있다. 기본정석을 완전히 익힌 후 시작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여력이 있을 때 시작하는 것이 골프와 투자의 기본정석이다.
지금 당장
골프는 언제 시작하는 것이 좋은가? 나의 대답은 지금 당장이다. 몇 가지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시간이 지나면 몸의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도구를 사용하는 스포츠는 부드럽고 탄력적인 몸을 요구하는데 그 중 제일은 골프다. 유연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가능하나 굳어진 몸을 다시 살릴 순 없는 노릇이다. 타이거 우즈가 10년 후엔 지금의 스윙을 유지할 수 없으나 잭 니클러스처럼 유연성을 조절하는 스윙을 가질 순 있다.
둘째, 골프는 실전 경험을 가장 많이 요구하는 스포츠다. 골프는 일반 스포츠와 달리 경기장이 모두 다르다. 설계자의 상상력이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진정한 싱글이 되려면 다양한 코스에서 많은 실전 경험을 쌓아야 한다.
셋째, 골프는 가장 많은 변수가 작용하는 스포츠다. 자연에 노출되어 있어 잔디 종류, 날씨, 바람, 지형, 계절 등 많은 변수들이 작용한다. 이런 요소들이 샷과 스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체계적으로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부드러운 벤트 그래스와 거친 버뮤다 그래스는 전혀 다른 영향을 준다. 특히 버뮤다에선 플라이어 라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우리의 건강은 하루도 미룰 수 없기 때문이다. 골프는 답답한 이민생활에서 체력은 물론 정신건강을 위한 최상의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푸른 자연에서 찌든 세상사를 모두 잊고 골프에 몰두하는 시간은 정신건강을 위한 최고의 보약인 것이다.
점쟁이가 아니라면
투자는 언제 시작하는 것이 좋은가? 나의 대답은 역시 지금 당장이다. 지금 증시는 지난 봄부터 시작된 가치 재평가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있다. 따라서 월가에선 지금이 향후 5년내 투자를 시작하기 위한 최적기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당장 투자를 시작해야 할 보다 근본적인 몇 가지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장기적인 투자자는 절대 실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료를 살펴보면 증권시장을 대표하는 S&P 500지수에 15년 이상 투자했다면 모두 흑자를 기록했음을 알 수 있다. 5년, 10년간 투자했을 경우 각각 90%, 96%의 투자자가 흑자를 맛보았다.
둘째, 투자의 수익은 ‘타이밍’이 아니라 ‘타임’에 달려 있다. 자료를 살펴보면 89년부터 99년까지 총 거래일수는 2,528일, S&P 500지수의 수익률은 18.18%였다. 그러나 그 중 가장 좋았던 10일, 20일, 30일을 제외하면 수익률은 각각 13.81%, 10.77%, 8.23%로 추락한다. 점쟁이가 아니라면 최고의 투자시점에 의존하는 것이 현명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셋째, 복리의 파워를 이용해야 한다. 복리란 투자원금에 이자, 배당금, 수익금 등이 계속 더해지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25세부터 매년 2,000달러를 10년간 투자한 후 중단해 연 8% 성장했다면 65세에 314,000달러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35세에 시작해 매년 2,000달러를 30년간 투자했더라도 244,692달러만 수중에 남게 된다. 따라서 빨리 시작하면 할수록 복리의 파워는 커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세금보고의 시즌이다. 투자경험이 없다면 매년 2,000달러까지 세금혜택을 주는 개인 은퇴구좌를 이용하길 바란다. 지금 당장 미래를 위한 건실한 투자를 시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jaepyon@hdsec.com, 213-252-6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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