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방준재(미주한인청소년재단 회장)
“투표 하셨습니까?” 질문을 받은 가게 주인은 답이 없었다. 머쓱해진 나는 “뭐가 올 것 같네요. 눈이 올라나?” “신문에는 눈비가 온다고 하네요” 뉴욕타임스 일요판을 가리키며 그는 답을 하고 있었다.
오늘 3월 18일은 제27대 뉴욕한인회장 선거날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대여섯명의 출마 예상자가 언론을 장식하더니 막상 등록한 후보는 3명. 그래도 예년보다는 많은 수가 출마했고 한달 남짓 한인사회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어왔다. 누가 당선될 것인가 하는.
각 언론사는 어느 행사보다도 구체적으로 후보군들의 약력이나 공약, 토론회 풍경을 지면을 할애하며 한인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고 공익기관으로서 자기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오전 7시38분, 투표를 마치고 나올 시간이었다. 누가 될 것인가, 그것은 그리 중요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누가 정말 2년이라는 짧은 세월에 한인사회의 구심점으로 한인회를 만들어놓을 것인가, 그래서 한인사회가 뭉치고 한인 모두의 힘을 결집해 한인끼리의 상부상조에도 도움이 되며 그 힘으로 주류사회 공략에도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었다. 결정의 순간은 지나가고 신임 당선자의 고뇌의 세월이 시작되었다고 회진하러 가는 차중에서 혼자 생각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신임 당선자에게 향한 바램도 있었다.
첫째가 선거후유증의 최소화다. 아무래도 3파전이었던지라 각기 선전을 통한 당선 고지점유 과정에서 불거졌던 상호 비방이나 이견을 수렴하여 어차피 한인사회라는 한 울타리 속에서 살아야 하는 우리, 서로 포용하고 포옹하는 장면을 보고 싶다.
둘째, 당선자는 한인회의 재정상황의 투명성에 역점을 두어야 할 줄 믿는다. 한인회에 대한 불신과 의혹의 시발점은 공금 취급에 있다는 것은 더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다.
셋째, 본국정치 지향은 2002년 한국의 대선이 가시화되어가는 지금 한인사회도 덩달아 그 바람을 탈 가능성을 당선자는 의연한 자세로 대처해야 될 줄 믿는다.
넷째, 한인회를 위한 전문 로비스트의 고용은 필요한 시점에 와 있고 한인회의 재정면이나 한인사회의 문제점 해결은 재외동포재단의 지원을 기웃거리는 것보다는 이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의 첩경이라고 믿는다.
다섯째, 우리의 장래는 2세들에서 꽃을 피우리라는 것은 모두가 의견을 같이 한다. 그런 중요 이슈인 2세의 지원문제를 산발적 이벤트적 성향을 지향하고 진정한 2세들을 위한 문제 지원에 적극적 방책과 방향 제시에도 당선자는 실질적 계획 수립에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끝으로 우리 일반 한인도 방관자의 태도를 지양하고 이 땅에 미래지향적인 한인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신임당선자를 축하하면서 그의 고뇌를 나눠갖는 마음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
한인사회는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가 가꾸며 연연세세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우리의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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