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몸은 나(自)와 나 아닌 다른 것(他)를 구별하는 능력으로서 면역성을 갖고 있으며 이 면역성은 나는 아군(我軍)이기에 지켜주고 다른 것은 적군(敵軍)이기에 배척하는 기능을 갖는다.
이런 면역성의 부족이 있으면 나와 다른 벙원체나 암세포를 배척하지 못하는 에이즈(AIDS)나 암 등에 걸리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내가 나의 몸을 나와 다른 것으로 착각하고 스스로 파괴하는 자동면역성 질병으로 고생한다.
이런 인체의 면역성은 민족의 건강 유지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음을 역사에서 배운다.
조선왕조시대의 중국을 향한 사대주의와 일제통치시대의 식민지 근성 등은 바로 민족의 면역성 결핍 증상이다. 문화민족의 정체성은 언어와 신앙이라는 두 기둥으로 지탱되며 그 힘은 민족의 면역성에서 나온다.
일본이 우리의 언어를 못 쓰게 하고 신사(神社)참배를 강요한 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말살하려는 음모였다. 고대 그리스가 여러 도시국가로 정치적으로는 분열되어 있었지만 Homer의 서사시로 대표되는 문학과 Zeus 신앙이 그 민족의 정체성을 유지시켜 주었다.
우리도 한글이라는 우리 언어를 구사하며 문화민족의 특수성을 발전시키는 일은 우리 문인들의 몫이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적지않은 수의 문인들이 친일행위와 반공독재 지지로 스스로의 사명감을 망각했다.
인도의 시인 타골이 인도사상의 뿌리인 Upanishads에 투철했으며 영국에서 받은 나이트 훈작을 되돌려 주고 인도의 젊은이들이 자유를 위한 순교자로 교수대에 오를 때 그의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이 우리와 대조적이다.
나는 자주 자주 윤동주 시인의 생각에 잠기고 한다. 우리 조상님들의 자연섭리를 받드는 마음씨는 외래종교의 득세로 미신 또는 샤마니즘으로 비하되어 왔다.
중국에서는 인도의 불교가 老莊사상에 접목되어 중국화된 格義佛敎가 되었고 일본에서는 외래종교가 들어왔어도 神道思想이 지켜졌다. 많은 일본인들이 성경을 읽어도 종교화된 기독교인이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왜 우리만이 조상님들과 담을 쌓고 정신적 고아가 되어 방황하는지 자성해 볼 일이다.
우리는 유대민족이 아니며 한반도는 이스라엘 역사가 시작되는 과정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이 아님을 지적하고 싶다.
우리 민족에게 8.15 해방이란 하늘이 마련해준 민족의 면역성 회복의 기회였다. 그러나 이승만은 자기 정권욕 충족을 위해 친일세력을 보호하며 키웠고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을 서둘러 민족 분단과 대결의 시대를 주도했다. 이로써 한국은 친일세력이 애국자가 되고 민족세력이 적이 되는 도착된 사회가 된 것이다.
독립운동과 민족통일 노력의 상징이셨던 백범 김구 선생을 암살한 비극은 민족의 면역성에 총을 쏜 패륜적이며 반민족적인 원죄였다. 이런 원죄가 범해진 뒤 꼭 1년만에 한국전쟁이 일어나 우리끼리 서로 적이라며 죽이고 죽어간 민족적 자살행위에 이르렀다.
우리가 같은 민족이면서도 함께 살 줄 모르는 이원시성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나라가 일본이며 미국이다. 그들은 한반도가 계속 분단되어 서로 반목해야 그들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속셈을 갖고 있을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한국의 수구 기득권 세력이 남북화해를 방해하는 일로 일본과 미국의 속셈을 위해 멍석을 깔아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에게 살 땅이 있고 우리만이 통하는 말과 글 그리고 풍습이 있게 됐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고 하늘의 섭리일 것이다.
우리가 다른민족의 문화를 모방하고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우리 민족으로서의 존재가치를 스스로 부인하는 일이 된다.
우리의 것을 귀하게 생각하는 마음은 남이 그들의 것을 귀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받아들인다. 이런 마음씨는 국수주의라는 배타적 욕심과는 다르다.
단군의 건국이야기, 원효의 通사상, 한글, 사육신 의리, 동학사상, 그리고 圓佛敎의 동그라미 진리에서 조상님들의 가르침을 이어받고 싶다.
물려받은 김치는 즐겨 먹으며 남의 조상을 따라가는 후손이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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