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김병석(정신과 전문의.정신분석학자)
지난 3월 12일 그렇게도 마음 조이면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던 일이 드디어 일어나고 말았다. 아프카니스탄의 거대한 Bamiyan 석불들이 Taliban정부에 의해 완파되고 만 것이다. 이 불상들은 약 1500년 된 세계에서 가장 큰 웅장한 석불이다. 그래서 이것은 단순한 종교적인 상징을 넘어서 세계역사적인 인류의 문화재인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파괴해 버린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만행이다. 더구나 유엔과 유네스코와 지구상의 문화재를 아끼는 모-든 단체들이 파괴하지 말 것을 진정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것을 감행한 것은 모든 인류에 대한 배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항상 끔찍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보면 그것은 극단주의자들이 저지르는 짓이다. 이 Bamiyan불상의 파괴로 회교의 극단주의자들의 정권인 Taliban정권의 정치인들의 짓이다. 종교가 정치를 좌우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볼 때 위험 천만이다.
극단주의는 여러 면에서 볼 수 있다. 이들의 활동은 늘 진보를 방해하고 파괴적이다.
미국에 이민와서 살고있는 우리들이 늘 두려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인종적 극단주의자들의 모임인 백인우월주의자들이다. 이들이 얼마나 많은 흑인들을 죽였으며 또 동양인들을 학대하고 죽였는가?! 또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은 자기네 종교만이 참 종교이고 자기네 하나님만이 유일한 하나님이라고 하면서 타종교를 비방하고 타종교인들을 학대한다.
그러면 이번 Bamiyan 불상의 파괴도 단순한 종교적이고 정치적인 극단주의 행동이었는가? 3월 19일자 뉴욕타임스에 게재된 Taliban 외교관의 해명을 읽고 나는 아연실색했다. 왜냐하면 불상 파괴하는 것을 비판하는 한쪽 기사만 읽고 나도 무척 흥분하고 Taliban 정권을 야만적인 극단주의자들이라고 화를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나도 극단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기사에 나온 Taliban 외교관의 설명에 의하면 이것은 크게 종교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다. 오랜 가믐과 추운 겨울 그리고 10여년간 계속되는 전쟁으로 인구의 절반이 현재 기아상태에 빠져있다고 한다. 그런데 서방국가와 유엔, 유네스코 등에서 Bamiyan 석불을 보존해 달라고 막대한 돈을 제공해 왔다. 그래서 Taliban쪽에서는 그 돈을 굶주리고 있는 100만에 가까운 어린이들에게 쓰게 해 달라고 했다가 거절 당했다고 한다. 그러자 Taliban 쪽에서는 너희들이 우리의 미래 즉, 어린이들을 경제제재로 파괴한다면 너희들이 우리들의 문화유산에 관여할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불상 파괴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러고 보면 어느쪽이 극단주의자들인가? 사람들이 굶어 죽어도 불상만 살려야 된다는 고집도 극단적이다. 물론 그렇다고 세계인류의 문화재를 보복으로 때려부수는 것도 극단행위이다. 극단적이란 한쪽으로만 심하게 치우치는 것을 말한다. 우리들 일상생활에서도 한쪽 말만 듣고 치우치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예들이 얼마든지 있다. 이러한 것을 정신분석에서는 성격 노이로제의 한 증상으로 본다. 그런데 이런 극단적인 생각과 행동을 배격하고 ‘중도’를 택해야 된다는 가르침을 외친 분이 바로 부처님이시다.
때문에 양쪽 극단주의자들에 의해서 불상이 파괴된 것은 결국 ‘중도’의 가르침을 파괴했다는 상징적인 뜻이 있으며 인간들이 진작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 따랐다면 이런 불상사를 예방할 수 있었고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부처님의 가르침에 모두 귀를 기울여야 된다는 것을 소리쳐 일러주는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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