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임호소 하루 1건꼴 - 한인업주에 임금착취 항의, 구타 당하기도
조선족 K모(31) 여인은 요즘 눈물과 한숨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뉴저지 허름한 주택가 한 지하실 방의 어둠이 흡사 자신의 미래를 암시하는 것만 같아 두려움이 엄습해온다.
부푼 꿈을 안고 미국 땅을 밟았지만 돈을 벌기는커녕 동포인 한인업주에게서 무차별 구타를 당해 운신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K씨와 비슷한 처지를 호소하는 조선족들은 한두명이 아니다.
K씨를 비롯한 피해 조선족들은 한인사회는 물론 조선족협회(회장 최동춘), 경찰서 등에 호소해도 뚜렷한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자 중국 커뮤니티나 중국 영사관측에 피해사례를 접수시키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조선족 협회는 같은 민족끼리 발생한 불상사가 행여 한, 중 양국 문제로 비화할 경우 서로가 불행해진다며 피해자들을 달래고 있으나 이들을 설득만으로 주저앉히는 것도 한계가 있어 고민하고 있다.
K씨가 미국에 온 것은 지난해 12월초. 엄청난 돈을 쓰고 밀입국했다. 특별한 기술이 없는 K씨는 벌이가 괜찮다는 뉴저지 소재 여성사우나에 맛사지 걸로 취직했다. 하지만 처음 약속과 달리 업주가 주급을 제대로 주지 않는데다 직업에 대한 회의가 생겨 다른 일자리를 찾기로 했다. 문제는 업소를 나가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안마 기술을 배웠으니 7,000달러의 수업료를 내라고 업주가 강요했다.
돈도 제대로 못받고 뼈 빠지게 일만 했음에도 교육비까지 내라고 하자 K씨는 덜컥 겁이 났다. 올 2월말 옷가지도 챙기지 않고 도망치듯 업소를 나왔다. 그후 짐을 찾으러 업소에 들렀다 마구 폭행당한 것이다.
K씨는 한동안 불법체류자란 신분 때문에 신고할 엄두도 못내다 며칠 뒤 용기를 내 업주를 관할 포트리 경찰서에 고발했다. 경찰은 사건이 며칠 지난 뒤라 몸에 상처가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로 수사에 적극성을 띠지 않고 접수만 해놓겠다는 눈치다.
플러싱 소재 식당에서 일하던 조선족 P(36)모 여인도 손님으로부터 얼굴에 술을 끼얹히며 욕설과 함께 구타를 당했다. P여인은 개별적으로 합의를 보았다.
뉴욕조선족 동포협회는 일을 해주고도 주급을 받지 못했다는 하소연이 하루 1건 꼴로 접수되고 있다고 말한다. 불법체류 신분을 약점으로 잡고 협박, 주급을 안주는 사례가 많고 취직 당시 약속했던 임금의 절반만 지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약 3년전부터 본격적으로 뉴욕에 들어오기 시작한 조선족 동포는 당시 8,000여명에 달하다 최근에는 1만5,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이번 제27대 뉴욕한인회장 선거에도 대거 참여, 점차 발언권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인사회 한 지도급 인사는 "조선족도 같은 핏줄을 나눈 동포인 만큼 따뜻하게 맞아들여 한인커뮤니티의 힘을 기르는데 긍정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단순히 불법체류자라는 약점을 이용해 그들을 마구잡이로 대하는 행위는 곧 사라져야 한다. 한인회 차원에서 좋은 화합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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