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애틀랜타 혹스가 지난해 3월 제 코가 석자인 처지에 실력파 가드 아이제아 라이더(가드)를 내쫓은 데는 이유가 있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모난 짓을 일삼는 라이더를 붙들고 있다가는 팀이 깨질지 모른다는 판단에서였다.
’위험한 라이더’를 LA 레이커스가 받아들인 까닭도 자명했다. 레이커스가 아무리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의 쌍두마차 체제라고 하지만 둘에게 모든 짐을 떠맡길 수는 없는 일, 그들이 벤치에서 한숨 돌리는 틈에 써먹을 대체요원으로 라이더가 한몫을 해주리란 기대에서였다. 시카고 불스 시절 ‘농구황제’ 마이클 조단을 휘어잡고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스카티 피핀을 ‘조단의 조역’으로 묶어두는 등 탁월한 장악력을 과시했던 ‘젠 매스터’ 필 잭슨이라면 라이더 정도는 어렵지 않게 아우를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게 틀림없다.
’그후의 라이더’는 혹스의 폐기처분이 더 옳았음을 보여줬다.
언론 도마위에 오른 그의 ‘엽기 행각’만 해도 손가락이 부족할 정도다. 지난해 12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원정경기때 그는 자신의 이름까지 적어들고 응원나온 고향(오클랜드) 팬들앞에서 코트에 올라서지도 못하는 망신을 당했다. 경기시간에 지각했다가 잭슨감독의 분노를 산 때문이다. 그는 또 시즌중반 뉴욕 원정때 꼼지락거리다 레이커스 전용기를 놓치는 바람에 혼자서 일반 비행기를 타고 가야 했다. 그런가 하면 3월초에는 마약때문에 NBA로부터 5게임 출장정지 처분까지 받았으니…
레이커스도 별수없이 혹스의 결단을 따르기로 한 것 같다.
잭슨감독은 최근 4게임 원정때 브라이언트의 부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타’ 라이더를 기용하는 데 인색했다. 2게임동안은 아예 벤치만 지키게 했고 나머지 2게임 합해봐야 18분동안 내보냈을 뿐이다. 눈치가 없는건지 배짱이 두둑한건지 라이더는 그 와중에도 유타 재즈와의 경기에 45분이나 지각했다.
레이커스의 제너럴 매니저 미치 컵책과 잭슨감독은 라이더에게 방출을 통보했다. 그제사 "잘못을 뉘우치겠다"며 "제발 레이커스에 있게 해달라"고 하소연하는 라이더에게 컵책과 잭슨은 마지못해 마지막 인심을 베풀기는 했다. 즉시 방출 대신 부상자 명단에 올려놓은 것(10일자). 그렇다고 라이더의 상황이 크게 나아질 건 없다. 정규시즌에서는 그를 더이상 기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은 부동이다. 플레이오프에 가더라도 잭슨감독이라도 뛰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된다면 모를까 ‘레이커스 코트의 라이더’를 보기는 어려우리란 전망이다. 부상자 명단에 오른 건 현재로선 그가 레이커스에서 쫓겨나는 과정만 길어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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