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울대에 다니는 친구에게서 이메일을 받았다. 친구는 자신의 후배가 시위 도중 화염병을 던지다 구속되었다는 얘기와 자신의 과가 항상 투쟁적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사실, 서울대 연대 고대 학생들은 한국국민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그들의 지적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녀본 사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몇달 전 이곳에서 한국 의료분쟁으로 인해 학교를 휴학하고 관광온 명문대 의대생을 만나서 명문대 학생들의 선의의 결여성에 크게 실망을 느꼈다.
나는 친구의 이메일을 읽은 후 만약 그런 기본적인 선의를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하는 투쟁이라면 과연 그것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라는 회의를 느꼈다.
어느 나라든 최고 지식층이 잘 해야 나라가 잘 굴러간다고 나는 생각한다. 한쪽에선 100억짜리 시계가 팔려나가고 한쪽에선 배고파 자살하는 우리나라에서 투쟁적 의식이 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시위적 투쟁으로 총체적으로 잘못된 우리나라가 바뀌지 않는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들의 용기와 진보를 위한 행동은 높이 평가할만 하지만 거기엔 춘하추동이 변하듯 단지 80년대부터 계속되어온 투쟁의 변화만이 있을 뿐이라 생각한다.
그들이 감정적으로 제도권과의 관계를 적대적 모순으로 인식한 건 잘못이 아닐까?
그런 투쟁을 그들은 과연 우리나라의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갖추기 위한 것인지 나는 의구심이 날 때가 많다.
결국은 견고한 학벌, 학연, 지연주의의 한국사회에서 그 투쟁의 대상인 제도권과 투쟁자들은 선후배 사이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그들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나는 그들이 투쟁적 의식을 버릴거라 생각지 않는다.
내가 바라는 것 역시 그들의 투쟁의식의 멈춤이 아니다. 내가 한국의 엘리트들에게 바라는 것은 그들이 언젠가 한국의 지도층이 되더라도 더 이상 자신의 조그만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우리 국민 모두의 공동의 이익을 위해 힘써 더 이상의 투쟁의 변화를 지속시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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