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참 신이 난다. 지난해 고홍주박사가 클린턴 행정부당시 법무부 인권차관보가 돼서 한국인의 기를 세워주더니 이번에는 부시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행정부 요직에 속속 한인들이 내정돼 경기 침체로 특별히 힘이 날게 없는 요즘 한인들의 어깨에 힘을 팍팍 실어 준다. 지난달에는 차관보급으로 노동부 여성국장직에 발탁된 전신애씨에 이어 지난 9일에는 법무부 법률담당 부차관보 직에 잔 유(한국명 유 춘)씨가, 이번에도 또 차관보 급으로 미 행정부 고위직에 시각장애자인 강영우 교육학박사가 교육부 산하 전국장애인자문협회 의장직에 내정됐다.
이대로 가다간 얼마 안 있어 미 행정부 요직은 아마 한국인들로 꽉꽉 들어찰지도 모르겠다. 곳곳에서 유능하고 실력 있는 한인 1.5세와 2세들이 두 눈을 번득이고 준비를 하고 있으니 왜 아니 그러겠는가. 기대해볼 만한 일이다. 행정부 요직은 말할 것도 없고, 주, 연방 상 하원의원, 시의원들도 줄줄이 나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인들도 한국인을 함부로는 못할 것이고, 한인들 역시 지금보다 더 자신감을 가질 것이다. 이번에 부시행정부가 한 걸 보면 공화당이 아시안계에 대해 더 많은 지지확보를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한 것 같다.
사실상 아시안계 가운데는 보수 중도파가 많아 공화당이 이들의 표를 의식, 아시안에 대해 특별히 포용정책을 편 것 같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앞으로 한인들을 포함한 아시안계 미 정계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바람 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젊은이들이 더 많이 요직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들의 정치활동을 적극 장려해 줘야겠다.
말로만이 아닌, 실질적으로 그들이 정계나 주류사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말이다. 요직에 속속 들어가는 것이 바로 한인들이 이 땅에서 힘을 얻고 사는 길이요, 정치력 향상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힘이 없는 민족은 자연히 당하게 마련이다. 민족적인 의미에서의 힘이란 곧 정치적인 힘을 말함이다. 역사가 말해주듯 약소민족이기 때문에 한민족이 일본을 포함해 외국으로부터 받은 수모와 설움, 압박과 치욕은 말할 수 없었다. 따지고 보면 이는 모두 연산군 때부터 저질러진 만행으로 조정이 어지러워지면서 시작된 결과이다. 남쪽의 해안왜구가 판을 치면서 그들은 툭하면 조선의 부산. 동래 등지에 배를 타고 들어와 문물을 약탈해 가곤 했다. 왜 툭하면 조선은 이렇게 왜구에게 당해야만 했을까. 이는 모두 우리 민족끼리 싸우면서 힘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집안이 어지러우면 자연히 힘이 떨어져 남한테 당하게 되어 있다. 도덕적으로 엉망인데 무슨 강(强)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결과적으로 힘이 약하다 함은 우리 스스로가 저지른 잘못이다. 그러나 잘못된 역사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좋은 시련임을 생각할 때 이 이상의 쓰라린 반복은 없어야겠다. 소수민족으로서 우리가 이 땅에서 강자에게 눌리지 않고 살자면 더 없이 좋은 건 정치적인 힘이다. 날고 뛰는 인재들이 요소별로 들어서 역량을 발휘한다고 할 때 누가 감히 한인들을 우습게 보겠는가.
로버트 김 사건도 어렵지 않게 해결될 것이고, 이한탁씨도 쉽게 풀려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면에서 우리가 받을 혜택도 지금보다는 훨씬 많게 된다. 아이들끼리 싸워도 양부모가 있고, 권력과 돈 많은 집 아이들을 보면 기세가 등등하고,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자연 주눅 들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미약함은 결코 자랑거리가 못된다. 우스운 얘기지만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도 있다. 미국이라는 강대국에서 지금 같은 추세로 1.5세나 2세들이 힘있는 자리에 속속 들어가 입지를 굳힌다면 한인들에게도 밝은 미래가 기다린다. 모두가 한 마음 한 목소리로 단합해 유능한 젊은이들을 부지런히 끌어주고 밀어주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우리가 이 땅에서 당당하게 소리치며 살날도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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