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싸움 말리는데는 ‘오지랍 넓은 사람’이 제 격이다. 대소간의 분쟁에는 항상 이해가 얽혀 일어나기 마련, 이를 속히 중재 혹은 화해시킬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이는 쌍방의 이해관계를 두루 잘 알고 있는 오지랍 넓은 자(者)의 몫으로 남겨두어야 한다.
맨하탄 한인청과업소의 노사분규가 쉽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이 때 제 몫을 해줄 이가 더욱 절실하다. 원래 ‘노동의 댓가’란 동전의 양면처럼 늘 주관적이어서 노.사 쌍방간 이해의 균형이 깨질 때마다 되풀이 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육체노동의 의존도가 비교적 높은 한인커뮤니티의 주요 업종들을 면면히 읽어볼 때 노사간의 불화는 언제 어디든지 우리에게 맞닥뜨리는 어려운 화두(話頭)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사태를 대하는 한인커뮤니티의 시각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점이다. 조직적이며 주변 여론몰이에 능수능란한 로컬 169의 불매시위를 그저 지나는 연중행사 쯤으로 볼까 걱정되서 하는 말이다.
불매시위를 주도하는 이들을 두고 ‘제 코도 못 씻는게 남의 부뚜막 걱정한다’는 우리 속담처럼 제 앞가림도 못하면서 남의 일이나 간섭하는 밉살스런 부류로 치부해 버리면 곤란하다.
미국의 지역 직능간 노조 활동범위가 종.횡적으로 거미줄 연계(Web-Linkage)를 이루고 있어 주변상황에 따라 완급을 달리하는 간단치 않은 조직임을 유념해야 한다.
이번 노사분규건과 관련 일부 여론이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뉴욕한인회에 그 대표성을 두고 한인회가 전면 나서야한다는 논지를 접하면서 필자는 다소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물론 한인회가 해당 직능단체와 더불어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일은 백번 옳다. 하지만 뉴욕한인회가 한인커뮤니티의 대표기관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로컬 169의 노조당사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뉴욕한인회와 담판을 짓는 것이 이들에게는 때아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불매시위의 목적이 무엇인가. 작은 사안이라도 눈덩이처럼 부풀려 주변 여론을 자기들 쪽으로 유리하게 환기시키는 일이다. 만약 이들이 협상 상대를 한인회로 몰고 간다면 이는 자칫 한인커뮤니티 전체와의 대결양상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청과업소는 물론 세탁, 식품, 델리, 수산, 봉제등 교포업종을 뭉텅 하나로 묶어 협상대상을 삼으려 한다면 이는 곧 이들 노조의 궁극적 노림수이기에 앞서 의외의 반사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서두에 ‘오지랍 넓은 사람’이 필요한 때라 했다. 쌍방의 이해관계 및 ‘분쟁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 이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나서야 한다. 우리 커뮤니티에는 각각의 유기적 이해에 따른 지역,직능단체가 있지 않은가.
‘오지랍’ 넓은 우리 여인네 치마폭처럼 남의 허물을 감싸 안아줄 만큼 넉넉한 포용력, 그리고 노동법, 노사관계를 꿰뚫는 인재를 각 직능단체에서 서둘러 찾아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대안을 갖고 키워야 한다. 이같은 일이 일어날 때마다 매번 허둥댈 수만은 없다.
커뮤니티의 규모로 봐서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현안이라 생각된다.
‘오지랍’ 넓은 산(山), 가뭄 고생 없음을 반추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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