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 "우는 아이에게 떡 하나 더 준다"라는 우리 고유의 소박한 자녀교육법을 깨닫기까지, 이곳 미국의 부모들은 많은 고비를 겪었다. 천성(nature) 대 양육(nurture), 또는 유전(heredity) 대 환경(environment) 중에 어떤 것이 더 중요한가를 따지는 과정 때문이었다.
19세기까지는 천성의 중요성을 더 강조하였다. 그러나 20세기에 접어들면서 프로이드나 파블로프 같은 학자들이 환경, 즉 부모의 양육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못된 엄마’(bad mother)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1950년경까지도 이 이론은 아주 지배적이어서 어린 아이들이 문제행동을 보이는 경우에는 덮어놓고 엄마의 잘못을 따지고 들었다. 내가 미국 정신과 수련의 공부를 시작했던 1970년대에도 ‘냉장고 부모’(refrigerator parents) 또는 ‘정신병을 만드는 엄마’(schizophrenogenic mother)라는 말이 교과서에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1956년도부터 아기들의 ‘성깔’(temperament)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새로 태어난 갓난아기들을 20여년이나 지켜보면서 연구해온 두명의 소아정신과 부부가 있었다. 스텔라 체스와 토마스 하디 박사 부부는 ‘New York Longitudinal Study’라고 불리는 연구를 통해서 아기가 태어날 때부터 모두 제각기 다른 점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은 이 아기들의 독특한 성격이나 행동이 부모의 양육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었다. 만일 ‘항상 떡 하나를 더 주어야만 울음을 그치는 아기’가 있다면 과거 벤자민 스포크 박사의 양육법에 익숙한 부모들은 ‘다른 형제와 똑같이 하나만 받을 것’을 강요할 것이다. 또한 밤에 아무리 울어도 ‘시간이 되기 전에는 미리 우유를 안 준다’는 공정성을 주장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아이와 부모는 점점 감정의 전쟁이 커질지도 모른다.
아이들의 ‘문제’는 모두 부모탓이 아니다! 문제를 안고 태어난 아이도 있으니 빨리 발견해 도와주면 된다고 역설함으로써 그때까지 고통받던 ‘못된 엄마’ 죄의식에서 많은 부모들이 헤어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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