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5월의 햇살이 우주의 끝 어디에선가 지난 겨울동안 준비해 두었던 생의 찬란한 희망들을 가슴 가득 품고 대지 위를 방문한다. 그 화려한 빛 속에서 생의 전율들을 피부 깊이 느낌은 인간만이 자연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영혼의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리라.
인류가 출현한 이래 문학 만큼 인간 삶의 보편적 공감대인 감수성을 자극하며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의 가슴을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체도 없을 것이다. 이제 21세기 과학문명의 삭막함 속에서 인간의 황폐해진 영혼을 구원해줄 유일한 창구인 문학의 힘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문학의 기능은 문학을 생산하는 문학인 보다 문학을 향유하는 일반독자의 몫이 더 크기 때문이다.
현대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이문열씨가 그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영문판 출판을 기념하기 위해 미주순회 강연길에 올랐다. 그는 하버드대에서의 강연을 통해 한국문학의 세계화는 우수한 한국작품들을 세계문학시장에 선보이는 지름길인 정확한 영문번역의 과정에 달려있다며 이중언어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영어권 주류사회에서 화려한 스포트를 받으며 작가로서 성공한 소설가 이창래를 통해 주류사회에서 문학인으로 성공했다는 자부심에 앞서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세계화시대에 국가경쟁력이 될 수 있는 변수로서 언어는 각 민족의 특수하면서도 지역적인 문화와 사상을 내포함으로, 문학은 자국의 언어를 세계화시키고 발전시키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문학이 축적해 온 노하우가 이제 그 빛을 볼 수 있을지를 가늠해 보아야 한다. 더불어 한국문학이 제3세계 문학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화의 시대에 주류문학의 일부분으로서 영어권 문학을 좀 더 다양하고 풍요롭게 변화시키는 기폭제가 되기를 염원해 본다. 그에 따른 딜레마도 한국문학의 세계화 과정의 하나로서 짚어보아야 할 것이다.
첫째는 한국문학의 세계화 과정이다. 한국문학의 질이나 양은 분명 세계화에 뒤지지 않는다. 빼어난 토속어의 구사로 한국문학의 금자탑을 이룬 박경리나 민족 서정시인의 거목인 서정주는 노벨상에 빛나는 그 어떤 세계적인 문인들에 비해 손색이 없다. 그러나 한국문학의 세계화와 노벨상에 대한 기대는 국력의 수반과 정확한 번역의 부재가 관건이 되어 왔다.
둘째는, 영어권 한인작가들의 민족의식이다. 한인작가들도 노벨상 등 각종 문학상을 휩쓸어 화려한 성공을 거둔 토니 모리슨과 같은 작가의 문학세계를 통해 영어권 내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집결하는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
셋째는, 이중언어문학에 대한 인식이다. 타고르는 모국어인 벵갈어와 식민지 언어였던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했기 때문에 번역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세계적인 문인이 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이중언어 작가의 배출은 문학적 소양이 있는 세대들이 한국어와 영어창작교육을 동시에 병행함으로써 작가로서의 역량을 확장할 수 있다. 이중언어 작가는 번역 뿐만 아니라 모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창작이 가능하므로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을 연결짓는 교량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으로 연결되는 고리는 한국문학에 관련된 문인들의 몫이다. 그러나 한국문학의 미래는 지금껏 등한시했던 이중언어문학의 중요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활성화로 밝아질 수 있다. 또한 한인으로서의 확고한 민족의식이 작품에 뿌리를 내릴 때 어디에 거주하든 한국문학을 통해 세계문학에 기여하는 진정한 문학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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