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한 아이를 아주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 아이의 눈을 보면 절로 부드러운 미소가 만들어지지 않을 수 없는, 그 눈이 어쩌면 그리 천진하고 순수한 아름다움을 가졌는지 집에 와서도 그 아이를 떠올릴라 치면 그 눈이 먼저 내 가슴에서부터 떠오르기 시작한다.
16살의 이 소녀를 내가 처음 만난 것은 14살 때였다. 엄마의 이끌림을 받아 내게 온 이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의 당혹감은 지금도 생생했다. 눈과 얼굴에는 짙은 화장을 하고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때로는 분노와 적대감, 그리고 다분히 무시하고픈 마음이 역력한 표정으로 삐딱하니 앉아 양쪽 눈을 거의 가릴듯이 늘어뜨린 긴 머리가 나와 그 아이의 관계의 답답함을 표현해 주듯이 그런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시종일관 대화라곤 할 수 없는 대화를 그 아이는 듣는 둥 마는둥 그렇게 앉아있다 가기를 몇번 하더니 조금씩 그 아이쪽에서 말하기 시작했는데 그 아이속에 있는 분노와 증오의 마음에서 비롯된 자신의 생활의 변명(?)과 이유들을 표현해 내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착하고 총명했던 그리고 강한 의지의 성격이었던 어린시절, 그래서 엄마에겐 착하고 순종적이고 동생들을 잘 보살피는 딸로서 거의 엄마의 일방적인 명령체제로만 일관된 관계성 속에서 자신을 바르게 표현하지 못했던 자기가 14살의 어느 날 폭발이 되어지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가 자신에게 풍족하게 물질적으로 베풀어주는 것보다 더 갈급했던 것은 사춘기가 되면서 자신에 대한 정당하고 바른 인격적인 대우와 자신 속에서 일어나는 사춘적인 갈등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살펴주기 바랬는데 항상 엄마와 아빠는 어린 유아시절의 그 마음과 태도로만 지내주기를 바라는 듯이 자신의 변화에는 자상한 배려의 틈을 보여주지 않았다.
어린아이였을 때는 좋은 장난감으로 만족하고 예쁜 옷으로 만족했지만 지금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많은 도전과 변화들에 대한 불안감과 호기심에 대해 바른 여과작용을 함께 해주어야 할 부모가 여전히 어린아이로서의 모습으로만 요구하는 것 같아 마음은 답답하고 더욱 불안해지는 것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몰라보게 급속도로 달라지는 딸아이의 태도에 부모는 노여워지고 실망스럽고 불안해지므로 말미암아 관계성이 극도로 나빠지는 상황에서 내게 왔기에 그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여는데 많은 시간이 걸려야 했다.
그러나 자신의 말을 조금씩 시작한 2,3개월간의 나와의 상담과정에서도 내가 느낀 어려움은 아이는 이미 자신의 생활의 잘, 잘못을 돌아보고 깨닫기에는 자신이 빠져있는 생활에 재미가 너무 깊이 들어있었다.
그 환각적인 극단순한 재미(성과 마약) 때문에 다시 돌이켜야 하는 그 길은 마치 미로처럼 복잡하고 힘들고, 그 결과는 따분할 것으로 여겨져 생각하기도 싫어졌다.
이미 이전에 모범생의 삶이 자신에게 무엇을 가져다 주었는지 의미없어 했고 엄마 아빠에게 순종하지 않으면 야단과 모든 짜증의 몫이 되어야 하는 것 밖에는 없었다는 생각 뿐이었다.
내게 다시 그 아이가 이전의 자신을 찾고싶어하는 눈을 가지고 10개월만에 찾아왔다.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했다.
집을 나온 아이는 다시 집으로 돌아갸기를 원했지만 자신이 다시 시작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믿어주고 격려해주고 지켜봐줄 사람이, 그 준비를 함께 해줄 사랑이 필요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준비하는 2달 동안 정말 이 아이가 완전히 회복되어져 가는 것을 날마다 볼 수 있었다.
드디어 그 아이의 엄마와 내가 만난 날 그 엄마도 내게 이렇게 말했다. “그 아이는 전도사님이 지금 말씀하시고 보시는 것처럼 제게 그런 기쁨을 주는 아이였죠”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마음이 아파옴을 느끼며 진심으로 용기와 격려를 드리며 딸아이에 대한 기대를 가지시라고, 반드시 그 딸의 모습을 회복하며 같이 기쁨을 나누실 날이 있을 것임을 말씀드리고 돌아오며 나는 그 어머니에게 하려고 했던 말을 안 하고 마음에 접고 돌아온 것을 잘 했다고 생각했다.
그 어머니의 눈물과 그 말 한마디에서 반년 이상을 집을 나간 딸아이의 겪은 아픔과 그 엄마의 아픔을 통해 깨닫게 된 서로에 대한 소중함과 서로를 품어줄 수 있는 마음자세의 준비를 느끼고도 남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네가 겪은 고통은 다른 것으로는 살 수 없는 정말 값지고 소중한거란다. 넌 아름답게 승리할 수 있단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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